나의 하루는 4시 30분에 시작된다
빨간 날 수요일이 얼마만인가.. 는 2주 전에도 있었지만 그다음 날이 외과 시험이었기 때문에 정신없이 보냈던 것 같다.
오늘은 오랜만에 전주에 가서 21학번 후배들 밥도 사주고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고 저녁에는 과제 2개 마무리하고 나름 알찬 하루였다. 밀린 강의를 마저 듣고 잘까 했지만 내일과 모레로 미루고 자기 전에 정말 오랜만에 책 한 권을 밀리의 서재로 읽었기에 써보는 간단한 독후감이 되겠다.
여기 Book 카테고리를 보면 첫번째 글이 '의대를 꿈꾸는 대한민국의 천재들'인데 혹시 그 글을 읽어본 사람이 있다면 내가 쓴 글이지만 그냥 흘려듣길 바란다. 왜냐고? 무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고1때 쓴 글이다. 고1 여름이면 중학교 때 내가 공부 제일 잘해~~라고 3년 동안 생각했던 것이 고등학교 들어가자마자 와장창! 내가 우물 안 개구리였구나 라는걸 깨닫고 절망에 한창 빠지는 동시에 평생 꿈이었던 의대에 가고 싶었던 때였다. 그래서 의대를 가고 싶은 학생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을 읽고 '난 꼭 의대를 가야지!' 하고 블로그에 쓰지 않았나 싶다.
이 책은 내가 유튜브에서 간간히 유퀴즈 하이라이트를 보곤 하는데, 우연히 김유진 변호사님이 나오신 영상을 보게 되어 바로 밀리의 서재에서 다운로드한 책이다. 다운만 받아놓고 몇 달 동안 안 읽다가 '하루를 더 알차게 보내보자'라는 생각에 버스나 지하철에서 폰만 보고 있는 시간을 책 읽는 시간으로 바꿔보자 하는 생각에 읽기 시작한 첫 책이다.
나는 책이나 영화나 드라마나 한번 꽂히면 끝까지 보는 스타일인데 이 책도 그랬다. 개인적으로 자기계발서를 잘 안 읽는 편인데, 뭐랄까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지만 그게 나에게 현실적으로 도움이 될까?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소위 '힐링' 주제를 가진 책들은 쳐다보지도 않는다. '너 힘들지? 괜찮아'라고 정신적으로 위로하는 책들이 많이 도움이 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적어도 나는 그런 위로보다는 내가 힘들어하는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더 필요로 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뭔가 할 일은 많은데 그걸 효율적으로 쓰지 못하는, 바쁜데 정작 한 게 없는 나 같은 사람들을 위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의 핵심은 매일 새벽 4시 반에 일어나서 출근하기 전까지 자기를 위한 시간을 만든다는 것인데 6시 반에 통근버스를 타는 저자의 입장을 생각하면, 하루 2시간 정도 아침 일찍 쓴다는 것이다. 근데 이게 평일만 10시간, 한달이면 40시간, 1년에 480시간이니 20일에 달하는 시간이면 정말 많은 일을 할 수가 있다고 생각했다. 책을 읽거나 운동을 하거나 글을 쓴다거나 전날 밀린 과제나 일을 하는 등 자투리 시간을 이용하면 훨씬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 보통 대학생들은 9시 수업도 힘들어하지만 새벽 4시 반이 빠르다면 한 6시 정도에 일어나서 2시간 정도만 자기의 시간을 갖는다면 더 알찬 하루를, 일주일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삼수 시절 고모집에서 학원을 가기 위해 일찍 일어나 지하철을 타던 그 시절을 잊을 수 없다.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서류가방을 들고 꾸벅꾸벅 조는 직장인들, 이것저것 짐을 싸고 일하러 가시는듯한 상인들 등 각자 살기 위해 출근하는 여러 사람들을 보고 오늘 하루도 열심히 공부해보자 라는 생각을 매일 하곤 했다.
이제까지의 5년을 돌아보면, 적어도 아침 일찍 일어나 열심히 살았나? 라고 나 자신에게 묻는다면 자신 있게 그렇지 않았다고 대답할 수 있다. 사람마다 다르지만 나는 잠이 많은 편이다. 시험 전날에도 4시간은 자야 머리가 돌아간다. 본 1 생화학 기말고사를 살면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잠을 1도 안 자고 밤을 새웠는데 재시험 걸린 걸 생각하면 그 뒤로 밤은 절대 새지 않은다. 시험 전날이 아니라 2~3일 정도 일찍 시작하면 충분히 할 수 있기에 그 뒤로 공부를 조금 더 일찍 시작했고 학점도 나쁘지 않게 받았던 것 같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이 책을 읽고 내일부터 바로 하고 싶지만 적어도 올해까지는 할 수 없을 것 같다. 내가 기숙사에 살기 때문이다. 룸메가 알람에 예민하지 않는 편이라고 해도 인기척에 의해 깰 수밖에 없고 그게 계속 미안할 것 같다. 그래서 이건 졸업하고 내년에 내가 혼자 살게 된다면 시도해볼 예정이다. 예전에 미라클모닝이 유행한 적이 있고 여전히 실천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 나도 한번 도전해서 내 하루가 어떻게 바뀌는지 그 후기를 나중에 쓸 것을 다짐해본다.
저자 김유진 미국변호사 유튜브 : 김유진 미국변호사YOO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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