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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더비에서 펩 과르디올라는 조세 무리뉴와의 머리싸움에서 완승했다

맨체스터 시티의 다비드 실바(오른쪽)은 수비 앞쪽에서 자주 고립되었던 유나이티드의 마루앙 펠라이니보다 한단계 앞서있었다. Photograph : Oli Scarff/AFP/Getty Images

토요일 맨체스터 시티에게 2:1로 패배한 후, 조세 무리뉴는 너무나도 빨리 자신의 선수들을 비판했다. "몇몇 선수들은 수준 이하였습니다." 그가 불평했다. "때때로 선수들은 감독들을 실망시키죠." 그러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전반전에 나쁜 경기력을 보여준 것은 선수들뿐만 아니라 그의 전술적인 실수도 비난받아야하며 하프타임 이후 경기력이 달라졌던 점은 그가 포메이션을 바꾼 것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펩 과르디올라의 4-3-3 포메이션에서 시티의 가장 위험했던 선수들은 두 명의 전진 중앙 미드필더, 다비드 실바와 케빈 데 브뤼네였다. 두 선수 모두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 어울리지만, 그들은 앞으로 전진하고 하프라인 사이로 빠르게 움직이며 새로운 역할에 완벽히 적응했다. 시티의 주요 선수로 뽑히는 세르히오 아게로의 결장에도 불구하고 무리뉴의 주요 임무는 실바와 데 브뤼네가 장악하고 있던 구역을 보호하고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무리뉴는 명확한 계획이 없었다. 그는 전반전에 계속해서 위험해보이던 조합인 마루앙 펠라이니와 폴 포그바 듀오를 계속 유지했다. 특히 포그바는 자신의 익숙한 역할인 3명의 미드필더들 중 중앙 미드필더 역할을 계속했으며 놀랍게도 무리뉴의 전술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플레이를 미드필드에서 보여주었다. 그는 계속해서 공을 빼앗겼으며 펠라이니는 수비 앞에서 고립될 수밖에 없었다. 펠라이니는 이번 시즌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고 있지만 실바와 데 브뤼네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유나이티드의 문제는 풀백 안토니오 발렌시아와 루크 쇼에 의해 더욱더 악화되었다. 시티가 왼쪽 윙어 놀리토와 오른쪽 윙어 라힘 스털링에게 공을 패스하며 넓게 플레이를 함에 따라 발렌시아와 쇼는 터치라인 쪽으로 끌려나갔다. 결국, 수비수들 사이에 간격이 넓어졌으며 특히 시티의 인사이드 레프트 (inside-left : 센터 포워드와 레프트 포워드 사이) 가 가장 심했다. 데 브뤼네는 에릭 바이, 발렌시아, 펠라이니 사이로 침투했다. 누가 그를 막아야했는지는 아무도 몰랐다.

데 브뤼네는 그 인사이드-레프트 간격으로 계속해서 긴 패스를 찔러주며 화려한 모습을 보여줬다. 시티는 보통 왼쪽 아래에서 빌드업을 시작하고 스털링 쪽으로 공을 돌렸다. 마치 쇼를 유나이티드의 구멍으로 인식하는 듯 했다. 그러나 평소에 믿을만하던 데일리 블린트가 데 브뤼네에게 첫 골을 내주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치며 맨유의 수비는 모두 불안해보였다. 긴 패스를 받아 넣은 첫 골, 튀어나온 공을 골대로 넣은 켈레치 이헤아나초의 두번째 골은 시티가 겉만 번지르르한 패스 플레이의 결과라고 해서는 안된다. 오히려 이 두 골은 모든 선수들이 인상적인 활약으로 만들어낸 골들이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하프타임 직전 유나이티드에게 호흡기를 달아준 후 무리뉴의 전술적 교체가 게임을 극적으로 바꿔놓았다. 두 윙어 헨릭 미키타리안과 제시 린가르드는 교체당했고 안데르 에레라를 3번째 중앙 미드필더로, 마커스 래쉬포드를 왼쪽 윙, 웨인 루니를 오른쪽 윙에 놓았다. 이제 3명의 뛰어난 공격수들이 있는 4-3-3이 된 것이다.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에레라는 후반 1분 태클을 성공했고 수비수들 앞에서 좋은 패스를 계속 공급했다. 포그바와 펠라이니가 앞쪽으로 전진하며 막판에는 긴 패스를 그들에게 몰아서 주었고 유나이티드는 경기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특히, 그들의 압박은 정말 많이 개선되었다: 시티에서 첫 경기를 불안하게 보낸 골키퍼 클라우디오 브라보는 갑자기 장점으로 평가받던 패스 능력을 잃고 말았다. 유나이티드의 공격수들은 시티의 수비수들을 압박했고 모든 선수들이 상대 선수를 가까이 따라다니며 시티의 진영 깊은 곳에 위치했다. 시티는 계속해서 압박을 받았다.

결국 과르디올라는 후반 8분만에 전술적인 교체를 실행했다. 중앙 공격수 이헤아나초 대신 홀딩 미드필더 페르난두를 투입, 그 날 시티에서 가장 잘하던 두 선수인 페르난지뉴와 데 브뤼네를 앞으로 전진시키며 4-3-3 포메이션을 유지했다. 수비적인 보강 및 미드필드 옵션의 추가는 완벽하게 효과를 보였다. 시티는 안정감을 되찾았고 경기를 다시 지배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특히 르로이 사네가 스털링 대신 오른쪽 윙으로 투입된 후 여러번의 역습 기회들에서 골을 더 많이 만들어내야만 했다. 하지만 과르디올라가 선수를 교체하던 순간까지는 유나이티드의 경기력이 그 날 중 가장 좋았었다.

무리뉴는 마지막 교체카드를 꺼내들었던 순간까지 10분을 기다렸다. 쇼를 앙토니 마샬로 교체했던 때 말이다. 유나이티드는 막판 4명의 공격수를 가지게 되었으며 항상 수비에 여분의 선수를 놔두는 과르디올라는 5-4-1 포메이션으로 바꿨다. 시티가 맨유의 긴 패스 중심의 플레이를 막을 수밖에 없게 되자 정말 다재다능한 페르난지뉴는 그 날 자신의 세번째 포지션에서 뛰게 되었다.

과르디올라가 결국 머리싸움에서 이겼다: 그의 선발 포메이션은 무리뉴보다 한 수 앞섰으며 시티를 추격하기 위해 무리뉴가 똑똑하게 변화를 주자 과르디올라는 모든 움직임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바꾸는 것으로 대응했다. 수비적이고 전문가들이 아니면 잘 파악하지 못하는 축구만이 전술 싸움이 아니다. 이 경기는 정말 전략적으로 불꽃 튀는 경기였으며 매우 즐거웠던 경기였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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