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은존지는 스토크 시티에서 이적한 후 천천히 시작했지만 결국 세비야에서 핵심 선수가 되었다. 아담 바테는 어떻게, 그리고 왜 그가 라 리가에서 가장 뛰어난 미드필더가 되었는지에 대해 살펴본다.
스포르트에 따르면 그는 제 2의 패트릭 비에이라다. 문도 데포르티보의 가브리엘 산스는 그를 세르히오 부스케츠의 이상적인 대체자라고 평가했으며 스카이 스포츠의 그라함 헌터는 최근 유럽을 통틀어 그의 포지션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라고 주장했다.
이 모든 평가의 주인공은 바로 스티븐 은존지다. 우리가 알던 그 스티븐 은존지 말이다. 스토크에서 온 멀대같은 선수. 샘 앨러다이스와 토니 풀리스가 가장 좋아하던 선수였던 그는 1월, 이달의 선수상을 받기도 했다. 또한, 바르셀로나, 첼시, 맨체스터 시티, 아스날의 관심을 끊기 위해 최근에는 거대한 재계약을 체결했다.
은존지조차 이런 상황을 "아름다운 이야기"라고 말했고 특히 2015년 여름, 세비야로 이적한 후 초반에는 이런 기량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한 사람들 중 한명이었다. 데뷔전이었던 말라가전에서 교체 아웃된 직후, 관중들로부터의 야유와 조롱을 견뎌야만했다.
비평가들은 착하지 않았다. 호세 마누엘 가르시아가 엘 컨피덴셜에서 한 말이 기억에 남는데, 은존지가 "란사로테 섬 (스페인 라스팔마스주에 있는 섬)의 에스키모보다 더 길을 잃은 것 같았으며 도자기를 파는 상점의 코끼리처럼 움직였다"고 평가했다. 한창 사람들의 칭찬을 받고 있던 몬치 단장이 1000만 유로 (851만 파운드)를 그냥 날린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은존지의 실력은 꽃을 피우게 되었다. 특히 새로운 감독 조르지 삼파올리의 지도 아래 세비야가 흔치 않게 리그 상위권에 위치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진짜 전환점은 작년 우나이 에메리 감독이었을 때부터 시작됐다. 은존지는 유로파 리그 결승전, 리버풀을 상대로 승리를 거뒀을 때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었다.
이번시즌 세비야 소속으로 챔피언스 리그에서의 은존지의 터치맵
세비야에게는 3연속 우승이었지만 은존지의 커리어 역사상 첫 우승이기도 했다. 그 때의 좋았던 순간은 선수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다. "이제 축구를 다른 방식으로 보게 되었습니다." 르 에퀴프와의 인터뷰에서 그가 말했다. "어떤 대회를 우승하기 위해 모든 것을 바칠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사람들 역시 그를 다르게 보고 있다. 또한, 마른 192cm의 체형, 스토크와 블랙번의 팬들이 이미 알고 있던 사실, 은존지는 정말 잘 뛸 수 있다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이에 대한 증거들은 여기 있다. 그는 잉글랜드에서 뛰던 마지막 해에 2000회 이상의 패스를 한 아홉 명의 선수들 중 한명이었다.
몬치는 그의 잠재력을 발견했고 그의 경기 방식이 스페인에서는 한 단계 더 나아질거라고 생각했다. 은존지는 이번시즌 경기당 평균 78번으로 라 리가에서 가장 많은 패스 횟수를 기록하고 있다. 또한, 세비야의 빠른 템포의 경기 운영 방식에서도 공을 거의 뺏기지 않고 있다.
삼파올리는 많은 포메이션들을 실험했지만 그의 중심점을 담당하는 선수는 항상 똑같았다. 사실, 은존지는 이번 시즌 모든 경기를 출전하여 끝까지 뛴 유일한 필드 플레이어 선수다. 사미르 나스리, 프랑코 바스케스, 그리고 다른 선수들에게 패스를 뿌려주는 선수다.
"때때로 은존지는 팀에서 유일한 클래식한 미드필더로 남아있기 때문에 정말 열심히 뛰어야합니다." 스카이 스포츠의 스페인 전문가 테리 깁슨이 말했다. "자신이 좋은 축구선수이며 기술적으로도 정말 훌륭하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어요. 패스를 주기 위한 시야가 매우 넓으며 골을 넣기도 하죠."
"포백 앞에 서 있는 평범한 수비형 미드필더가 아닙니다. 그는 다목적 미드필더라고 할 수 있어요. 박스투박스 미드필더도 될 수 있고, 홀딩 미드필더로 뛸 수도 있으며 공격형 미드필더로도 뛸 수 있습니다. 모든 능력을 갖추었어요."
선수 본인이 가장 잘했던 때는 10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상대로 넣은 결승골이겠지만, 실제로 은존지는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선수가 아니다. 오히려 자신의 앞에서 뛰는 에너지 넘치는 선수들이 활약하도록 도와준다. 그의 역할은 템포를 조절하고, 짧든 길든 정확한 패스를 주는 것이다.
이런 역할이 그를 세비야의 핵심 선수로 만들었다. 삼파올리 사단에서 필드 위의 장군 역할. 감독과 그의 사이에는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으며 은존지가 재계약하도록 확신을 준 사람 역시 삼파올리였다. 그는 은존지에게 지난 달 "감독 그 이상의 사람"으로서 조언을 줬다고 했다.
2020년까지 재계약을 발표하며 세비야는 은존지를 "의심의 여지 없이 스페인과 유럽 모두 가장 뛰어난 선수들 중 한명"이라고 설명했다. 호세 카스트로 회장 역시 은존지를 어떤 가격으로도 팔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것을 보면, 얼마나 클럽에서 중요한 역할인지 알 수 있다.
더 유명한 클럽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선수 본인에게는 중요한 결정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홈, 원정 상관없이 보여주는 세비야의 전망을 보면, 은존지가 올바른 클럽을 찾았다고 생각하기 쉽다. "도시 자체가 팀을 떠받치고 있다고 느껴져요." 최근에 그가 말했다.
어려운 초반을 보낸 후 지금, 세비야라는 도시는 은존지의 뒤를 받쳐주고 있다. 그는 새로운 비에이라이며 부스케츠보다 더 잘 뛰고 있고 스토크에서 이적한 선수다. 불가능한 것처럼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스티븐 은존지의 아름다운 이야기는 세비야에서 아름다운 엔딩으로 끝날 수 있다.
출처 : Sky Spor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