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올리는 책 리뷰.
학부생 때 연간 독서량 1권도 안되었던 나는 졸업 후 대학원생이 되어가며 취미를 몇개 만들기 시작했는데, 그 중 하나가 독서였다. 작년에 아빠가 책 좀 읽으라고 밀리의 서재 1년 구독권을 결제해줬는데 그때 한두권 읽다 말았지만, 최근에는 내 돈으로 결제해가며 돈이 아깝기 때문에라도 조금씩 읽고 있다.
이과생들은 인문학, 철학을 읽어야된다는 말을 너무나도 많이 들었기 때문에 그걸로 가볍게 시작하고자 했지만, 읽다가 재미없어서 덮은 적이 많았다. 그래서 독서하는 습관을 들기까지 사람들이 많이 읽는 베스트셀러 위주로 시작하기로 했다.
밀리의 서재에서 뭘 읽을지 베스트셀러 순위를 보다가 개요를 보니 당연한 듯 하지만 그래도 내 인생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것 같은 내용의 '역행자'를 6월 말에 읽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2등이었고 최근에는 몇주간 1등을 유지하다가 조금씩 내려가는 듯하다.
사실 나는 자기계발서를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몇개를 읽다보면 결론은 '포기하지 마라', '꾸준히 습관을 들여라' 등 다 아는 이야기를 길게 풀어놨기 때문이다. 책을 읽고 '아 열심히 살아야겠다!' 다짐을 한 뒤 며칠만에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는 나를 보며 다 부질없다~는 생각을 종종 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경제적 자유 에 대한 갈망, 열망이 아예 없었기 때문에 투자, 재테크 등 돈을 불리는 것에 관심이 없었다. 돈 욕심이 있었으면 임상을 선택했을 것이고 비임상쪽 진로를 선택한 것도 그냥 굶어 죽지 않을 정도로만 살면 되고 나중에 가정에 더 충실할 수 있도록 워라밸을 중요시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언제든 결혼할 수 있는 20대 후반의 나이가 되어가면서, 아무리 요즘 초혼 연령이 남자가 33~34세로 늦긴 하지만 주변에서 선배들이나 동창들이 결혼하는 소식을 들어가며 난 과연 결혼할 준비가 되어있나? 고 되돌아봤을때, 모아놓은 돈이 거의 없다는걸 깨닫고 돈을 모으는 것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그리고 학위과정을 하는 동안은 돈을 모으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중에도 따로 언급하겠지만, 내가 대학원에 들어오며 인생의 목표, 꿈을 다시 갖게 되었는데 그 꿈을 이루거나 아니면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살려면 결국 경제적 자유를 얻어야한다는 결론에 이르렀고 요즘에서야 금리가 인상되어 예/적금을 할 수 있지만, 펀드처럼 조금 더 공격적으로 투자를 조금씩 하고 있다.
다시 돌아와서, 한동안 이렇게 경제적 자유에 꽂혀 유튜브에서 성공하는 사람들의 연설 같은걸 계속 봤고 역행자를 읽었는데 어떻게 보면 쉽게 할 수 있는 것들이지만, 과연 나를 포함해 이걸 꾸준히 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라는 생각을 했다.
역행자에서는 돈, 시간, 운명으로부터 자유를 얻을 수 있는 7단계에 대해 설명한다.
먼저, 자의식 해체다. 사람은 누구나 본인의 자의식을 가지고 있다. 특히 요즘에는 윗사람이 조금만 말을 길게 하면 꼰대로 치부해버리곤 한다. 저자는 이 자의식을 깨고 성공한 사람들의 스토리를 받아들이라고 말한다. 마치 내가 위에서 자기계발서는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고 대부분 비슷한 이야기만 해서 별로다 라고 말했던 것은 아직 자의식 균열이 안된 것이다. "에이 저건 운이 좋은거지~", "한국에서는 안되고 미국에서나 성공할 수 있을법한 스토리네" 라는 생각보다 "음 운빨이 아닌 것 같은데?", "이 점은 배울만 한데?" 라는 생각을 가지며 성공하는 사람들의 습관을 따라하기 시작하면 성공으로 가는 길이 점점 보인다는 것이다.
이런 습관을 가지려면 할 수밖에 없는 것이 바로 독서다. 하지만 독서라고 종이책만 읽으라는 것이 아니다. 내가 앞에서 말한 밀리의 서재처럼 전자책으로 읽을 수도 있고 아니면 요즘에는 읽어주는 오디오북 역시 많이 사람들이 듣기에 특히 나처럼 학교가 그렇게 멀지 않아 걸어다니는 사람에게는 틈틈이 오디오북으로 책을 읽는 것이 유용하다. 이렇게 책을 읽다보면 생각하는 범위가 점점 넓어진다.
그래서 독서를 시작하면 자연스럽게 글쓰기로 넘어가게 된다. 글쓰기는 자신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매우 유용한 도구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글을 쓰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큰 편인데, 이는 어릴 때 썼던, 거의 다 억지로 쓸수밖에 없었던 일기장 때문이 아닐까 싶다. 나는 어릴 때 추억이 거의 없는 편인데 아직도 기억나는 것 중에 하나가 내가 일기장에 '아 잠온다~~~~~ 일기 쓰기 싫다~~~~ 쿨쿨~~~~~ 쿨~~~~' 로 한 페이지를 꽉 채웠던 기억이 난다. 선생님이 검사하는데도 ㅎ.. 아마 초등학교 1학년때가 아닐까 싶은데 얼마나 쓰기 싫었으면 저렇게 썼을까 지금도 피식하게 된다. 요즘에는 블로그가 다시 유행하기 시작했다. 10년 전쯤에는 블로그가 전성기를 맞다가 유튜브라는 매체가 나타나며 하향세를 그리다가 최근에 블로그가 다시 MZ세대에게는 인기가 되었는데, 블로그에 글을 쓰더라도 비공개로 자신만 볼 수 있게 쓰는 것이 아니라 남들이 볼 수 있도록 공개로 쓰는 것을 권한다. 일상 이야기로 가볍게 시작해서 나중에는 어떤 이슈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쓸 수 있는 것이고 아니면 나처럼 수의대 이야기에 대해 쓰는 정보성 글을 쓸 수도 있고, 이러다보면 사람들이 댓글을 달게 되는데 이 질문들에 대해 답변을 하면서 또 사고를 확장하게 된다.
다음으로 저자가 강조하는 습관은 운동이다. 요즘에는 많은 사람들이 헬스를 하곤 하는데, 사실 나 역시 운동과는 조금 거리가 먼 사람이다. 작년에 기숙사에 살 때는 국시 공부를 해야했기 때문에 런데이를 통해 운동장을 몇바퀴씩 뛰기도 했고 올해에는 홈트레이닝 기구를 사서 이것저것 하곤 했는데 퇴근 시간이 불규칙하다보니 들어오면 피곤해져서 운동을 안한지 조금 됐다. 그런데 운동이라고 해서 꼭 헬스장을 간다거나 어딜 가서 하는게 아닌 산책만 습관으로 들여도 충분히 도움이 된다. 유튜브를 보나 책을 읽으나 성공하는 사람들 대부분의 습관 중 하나가 산책이다. 특히 핸드폰 없이 산책하는 것을 추천하는데, 하루내내 핸드폰 들고 다니면서 이것저것 확인하지만 산책할 때만큼은 오로지 본인에게 집중하며 천천히 생각을 정리하길 바란다.
또 하나 인상깊었던 점은 잠을 충분히 자라 였다. 역설적이게도 내가 블로그에서 책 리뷰를 쓴 것이 4시 30분에 일어나는 변호사님의 이야기, 즉 미라클 모닝을 통해 하루를 더 생산적으로 보낼 수 있는 그런 이야기였다. 그 책을 읽고 4시 30분이 아니더라도 평소에 8시에 일어났다면 조금씩 일찍 일어나서 6시까지 바꿔보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나는 최소 6시간 이상 자야 일상에 집중할 수 있는 스타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항상 시험기간 때도 아무리 공부를 많이 못했더라도 4시간은 자야했고 본1때 처음으로 밤을 샌 과목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재시를 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그 뒤로 잠은 충분히 자야겠다고 느꼈다. 사실 우리의 뇌는 잠을 자면서도 계속 활동한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의 경우 시험 보기 전날에 꼭 외워야겠다는 것들은 잠을 자기 직전에 외우면 그게 계속 머리에 남아 시험볼때 쓸 수 있다고 말하곤 한다. 나 역시 동의한다. 잠을 줄이는게 맞는 스타일인 사람은 미라클 모닝으로 하루를 일찍 시작하고 일찍 마무리하는게 맞겠지만, 나처럼 잠을 충분히 자야하는 사람들은 억지로 잠을 줄이기보다는 잠을 충분히 자서 생각을 정리하고 일의 능률을 더 높이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유튜브에 뭐라도 올리라고 말하는데, 그냥 구글 계정 익명으로 아무거나 만들고 올리면 아무도 내가 올린지 모르기 때문에 정말 쉽다. 살면서 핸드폰으로 동영상을 안찍은 사람들이 없지 않은가? 풍경을 찍은거든 동물을 찍은거든 아무거나 올려보자. 그러면 여러분은 생산물을 만든 생산적인 일을 한 것이다.
블로그든 유튜브든 이미 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고 느낄 수도 있다. 충분히 레드오션이라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가 블로그나 유튜브로 성공하면 당연히 좋겠지만, 그것보다는 무언가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실제로 행동으로 옮기는 실천력을 이 책에서는 강조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 책을 읽고 최재천 교수님이 쓰신 '최재천의 공부'를 읽고 있는데 여기에서도 할 일이 많다고 불평하지 말고 미리미리 하면 된다고 말씀하시는데 이것과 비슷하지 않나 싶다. 아무리 하기 싫은 일이라도 미루지 말고 일단 시작하기.
그런 의미에서 두세달에 한번씩 블로그에 글을 올리던 주기를 조금 줄여 최소 2주에 한번은 쓰도록 노력해보겠다. 그게 책이든 대학원 생활이든 아무거나! 운동도 요즘 관심있는 것이 생겨 조만간 등록해보려고 한다. 독서는 원래 틈틈이 하고 있었는데 출퇴근할때 걸어다니니 오디오북으로 듣기 시작해야겠다.
방학동안에 아무것도 안했는데 벌써 개강이 얼마 남지 않은 대학생들, 이 책을 읽고 뭐라도 해보길 바라며 좋은 습관을 이른 시간에 들이기 시작하면 여러분들은 이미 남들보다 앞서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