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타잔하면 떠오르는 것은 이 소리일 것이다. 줄 타고 울거진 숲 사이로 날라가면서 내는 소리.
"아↗아↙아↗~"
하지만, 레전드 오브 타잔은 내가 예상했던 것과는 달랐다. 유치함은 쏙 뺀, 오히려 몰입감이 웬만한 잘 만들어진 액션영화만큼 대단했다. 영화를 계속 보면서 내가 알던 타잔이 맞냐는 생각이 계속 들었고, 정말 원작을 잘 재탄생시켰다고 생각한다.
일단, 영화를 보기 전, 혹은 영화를 본 후에 여기로 가서 기본적인 상식 정도는 알고 들어가는 게 좋다. 주호민 작가님이 웹툰으로 배경이야기 혹은 뒷이야기를 재밌게 풀어내셨다.
배우들의 연기 역시 대단했다. 남자 주인공은 처음 보는 얼굴이었는데 경력을 찾아보니 주로 미드 '트루 블러드' 시리즈에 많이 나왔다. 그 외에도 국장님으로 잘 알려진 사무엘 잭슨, 요즘 <수어사이드 스쿼드>를 캐리하고 있는 마고 로비, <007 시리즈>에 나온 크리스토퍼 왈츠 등 화려한 라인업은 영화에 더 빠져들게 한다.
배우들의 연기에는 결점이 단 하나도 없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현지인들을 연기하는 배우들 역시 자연스럽게 연기했다. 무엇보다 마고 로비가 너무 이뻤다. <위스키 탱고 폭스트롯>에서 마고 로비를 처음 봤는데 그 때는 몰랐지만 이 영화에서는 정말 이쁘게 나오더라. 요즘 확실히 뜨는 배우가 아닐까 싶다. 미모에, 연기에, 빠지는게 없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살짝 오글거리는 장면도 몇 개 있었던 것 같다. 영화 볼 때는 못 느꼈지만, 이 글을 쓰면서 그런 느낌을 받았다. 또한, 영화를 보면서 '아, 이건 좀 아니다' 라는 장면이 딱 하나 있었는데 내용의 전개가 이상하다 그런게 아니라 CG가 너무 어색했다. 박사와 타잔이 갈대밭을 배경으로 이야기하는데 정말 딱 CG인게 티났다. 같은 씬을 찍는데도 바로 카메라를 옆으로 돌려보면 기차에 있는 원주민들은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이 영화의 유일한 흠이 아닐까 싶다.
여튼, <레전드 오브 타잔>은 보는 것을 추천하는 영화다. 시간이 전혀 아깝지 않을 것이다.
IMDb의 Best Review로 이 글을 마치겠다.
★★★★★★★★★★ 레전드 오브 타잔 - 심장을 뛰게 하는 서사시
2016.06.29 by Michael Sellers (United States)
데이빗 예이츠 감독은 사무엘 L. 잭슨이 연기한 조지 워싱턴 윌리엄스와 알렉산더 스카스가드가 연기한 문명화된 타잔을 이용하여 레전드 오브 타잔을 완벽하고 마음 깊이 감동을 받도록 만들었다. 알렉산더 스카스가드가 연기한 타잔은 갑자기 튀어나와서 멋진 몸을 보여주고 깊은 속에서 우러나오는 동물소리를 내며 미국인을 벽에 밀어붙이고 이런 말을 한다. "쟤네 내 와이프 데려갔어. 내 가족들도." 이 짧은 순간에, 예이츠 감독과 스카스가드는 타잔이 사랑하는 여자에 대한 헌신을 화면에 담아냈다. 동시에 영국 귀족으로 성인을 보낸 남자의 내적 갈등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어릴 때 고릴라와 같이 뛰어다니던 그는 활동량이 대단한 짐승으로 문명화된 함정들을 다 압도하고 만다. 이전 <타잔>을 만들었던 감독들과 달리 예이츠는 효과적으로 이 이중성을 잘 담아냈다. 그리고 그렇게 함으로써 영화를 신선하고 현대 감성의 매력을 불러일으킬만할 정도로 만들어냈다. 하지만 할리우드가 한번도 시도하지 않았던 방법으로 원작의 캐릭터에 충실하기도 했다. 그 결과 심장을 뛰게 하는 순수한 대서사시를 만들어냈다. Edgar Rice Burroughs (타잔 원작자) 도 동의할 것이고 21세기의 관중들은 영화관에서 직접 본다면 만족할 것이다.
레전드 오브 타잔은 타잔과 제인 (마고 로비를 캐스팅한 건 훌륭했다) 이 존 클레이튼 3세로써 영국에서 신사의 삶을 포기한 채 아프리카로 떠난 8년 후에 시작한다. 그는 조지 워싱턴 윌리엄스 (사무엘 L.잭슨)에 의해 아프리카로 반 강제로 끌려갔는데, 실제로 그는 벨기에의 레오파드 2세 왕의 범죄를 전세계에 고발한 기자로 역사에 기록되어 있다. 윌리암스는 레오포드 왕의 범죄를 조사하기 위해 타잔을 고용한다. 제인을 데리고 두 남자는 아프리카로 돌아간다. 하지만 그 곳에는 레온 롬(크리스토프 왈츠)이 타잔을 잡기 위한 함정을 만들었다. 만약 함정이 성공적이라면, 롬은 타잔을 음봉가 족장 (Djimon Hounsou)에게 데려갈 것이다. 음봉가는 수년 전 자신의 외아들을 죽인 타잔을 복수하고 싶어한다. 여기에서부터 대혼란의 모험이 시작된다.
에드가 라이스 버로우스가 걸쭉하고 감정적으로 몰입하는 모험 소설을 만들었을 때 그 시대의 J.K. 롤링이나 마찬가지였다. 57개 국어로 번역되었고 그의 책과 캐릭터들은 러시아에서부터 터키, 일본의 문화에 영향을 준 세계 최초의 슈퍼스타 작가였다. 1950년 그가 사망했을 때 동시대 작가인 헤밍웨이, Faulkner, Joyce 세명이 쓴 책들의 판매량을 모두 합친것보다 더 많이 판 작가로 잘 알려졌다. 할리우드는 50번 넘게 그의 작품을 영화화했고 모든 영화들은 확실히 성공했다. 하지만 그중 단 하나의 영화만이 원작자가 역사의 한 페이지를 쓸만큼 사람들을 사로잡았다. 예이츠가 바로 주인공이다. 그의 <레전드 오브 타잔>은 이전 타잔 영화들에 대한 의문을 갖게 했다. 항상 여름에는 잘 만들어진 영화로 가득함에도 불구하고 영화 역사상 타잔 영화가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원작자의 영혼을 담은 적은 이번이 처음일 것이다.
이제 어떻게 2016년의 관객들이 반응할지가 관심사다. 타잔이 세상에 나온지 오래되었고 여전히 현대인들이 상상할만한 캐릭터를 만들 수 있을까? 예이츠와 그의 스태프들은 타잔을 "정말 잘 찍어냈고" 감동, 아름다움, 여전한 가치가 있는 무언가를 만들었다. Mark Day의 손을 거친 영화는 긴장감이 있고 간결하다. 어느 순간도 낭비되지 않고 이야기는 에너지를 가지고 진행된다. Henry Braham의 촬영기법 역시 멋졌다. 런던의 분위기와 아프리카의 분위기를 잘 담아냈다. Stuart Craig의 디자인은 웅장하고 잘 연상시키게끔 했다. Rupert Gregson Williams가 만든 음악은 감동적이고 심장을 빨리 뛰게 한다. 버로우스의 유작으로부터 초기의 타잔 소설들이 담아냈던 핵심 가치를 잘 끌어낸 작가 Adam Cozad와 Craig Brewer에게도 고마움을 표하고 싶다. CG 역시 사실과 같았고 모두 효율적이었다.
레전드 오브 타잔이 당신에게 마법을 발휘할 기회를 주길 바란다. 나는 당신이 실망할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