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영입 : 리야드 마레즈 (왼쪽)과 제이미 바디는 이적료가 비싸지 않았지만 레스터에게 프리미어 리그 우승컵을 가져다주었다.CREDIT : AFP
역대 이적시장 중 가장 많은 돈을 쓰면서 이적시장은 닫혔다. 하지만, 우리가 자세히 살펴보아야 할 것은 선수들이 아니라 감독들이 추구하는 방향이다. 선수들을 찾는 스태프들의 역할은 갈수록 팀의 핵심이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 스태프가 어떤 직위를 갖고있는지는 정하지 말자. 단장일수도, 치프 스카우터일수도, 기술 단장일수도, 스포츠 단장일수도 있다. 그러나 현재 모든 프리미어 리그 클럽들은 선수들을 영입하는 부서를 대표하는 사람들을 한명씩 가지고 있다. 그 역할은 클럽 구조를 통틀어서 더욱더 확장될테지만, 축구계가 갈수록 세계적으로 변하고 재정의 중요성도 높아지기 때문에 그들이 하는 업무의 퀄리티는 클럽의 성공에 필수적인 요소가 되어가고 있다.
스티브 왈쉬는 자신만의 영입 정책으로 레스터가 리그를 우승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CREDIT : REX
이런 인식은 이적 시장 안의 또다른 이적 시장을 만들고 있으며 그것은 갈수록 발전하고 있다. 레스터 시티는 최근 그 이적 시장에서 다른 팀들의 질투를 가장 많이 받았으며 프리미어 리그를 우승했던 스쿼드에서 은골로 캉테밖에 잃지 않았지만, 올해에 선수 영입과 관련된 두 명의 핵심 스태프들을 잃었다는 것은 축구계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Ben Wrigglesworth는 아스날의 1군 비디오 분석관으로 선임되었고, 캉테, 리야드 마레즈, 제이미 바디를 발굴했던 스티브 왈쉬는 에버튼의 단장이 되었다.
비슷하게, 폴 미첼은 2014년 사우스햄튼에서 토트넘 핫스퍼의 선수영입 & 분석 최고 담당자로 임명되었고 올해에 또 팀을 옮겼다.
"현재 많은 클럽들이 선수 영입에 관한 일종의 방식에 대해 고심하고 있습니다. 축구계의 핵심이 되어가고 있는 중이죠." 프리미어 리그 클럽들뿐만 아니라 다른 스포츠와 제휴를 맺은 고용 전문 회사 SRi의 수석 컨설턴트인 Stewart King이 말했다. "저는 이 분야가 계속해서 축구계에서 커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많은 클럽들은 여전히 이 분야에 자금을 많이 투자하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투자한 것에 비해 눈에 보이는 효과가 미미하기 때문이죠. 이 분야의 최고 전문가들이 클럽의 성공과 선수 영입에 하는 역할의 중요성을 생각하면 클럽의 투자는 바다에 비 한방울 떨어지는 거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비가 한방울 떨어진다고 해서 바다는 전혀 미동도 안하니까요."
리버풀에서 매우 논란이 되었던 '이적 위원회'에 변화를 주지 않은 프리미어 리그 클럽은 없다. 그래서 지금은 어떻게 선수들을 영입할까?
가장 일반적인 과정은 1. 감독이 스쿼드에 필요한 선수들을 파악하고 2. 회장과 선수영입 부문 최고담당자에게 말하는 것이다. 감독은 자신이 추천하는 선수들을 말하지만 다른 타겟들 역시 똑같은 평가 과정을 거친다. 압도적으로 많은 클럽들이 여전히 경영적 거부권 (managerial veto - 윗선에서 영입을 거부하는 것) 을 허용할 것이지만, 오직 한 선수만을 신중하게 영입하기 위해 이적 예산을 남겨두는 클럽들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왜 그렇게 하는지 자세히 들여다보면 클럽의 이중적인 모습을 볼 수 있다. 감독들을 선임하고 경질시키는 과정은 많은 선수들을 이적시키는 것보다 덜 손해를 본다. 즉, 사우스햄튼의 단장으로 Les Reed를 선임하거나 레스터 단장으로 Jon Rudkin을 선임한 것이 감독 선임과는 독립적인 과정이라는 것이다.
월터 마짜리는 이탈리아에서 오랫동안 감독 생활을 하면서 접했기 때문에 왓포드의 '이적 위원회' 시스템은 그에게 익숙하다. CREDIT : EDDIE MULHOLLAND FOR THE TELEGRAPH
이론적으로, 영입할 선수에 대해 평가하는 과정에 대해 투자를 많이 할수록 그만큼 결과도 좋아야 한다. 잉글랜드에서 쉽게 선수들을 수급하는 것은 이미 오래전 일이고, 잉글랜드 뿐만 아니라 많은 감독들은 훈련장에서 선수들을 지켜봤던 시간만큼 영입할 선수들을 찾기 위해 많은 나라들을 돌아다니는 데 시간을 투자한다.
"이 나라의 많은 사람들은 기술 단장, 스포츠 단장, 축구 단장이라는 역할에 대해 조금 혼란스러워하거나 심지어 무서워하기도 합니다." 왓포드의 스포츠 단장 Luke Dowling이 말했다. "그들은 단장이라는 사람이 감독에게 선수들을 무작정 쏟아붓고 '걔네 가지고 알아서 해라.' 라고 하는 줄 알지만, 현실은 전혀 아닙니다. 선수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감독이 모르는 상황은 절대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감독이 자신이 원하는 선수들을 무작정 영입하는 것을 막죠. 우리는 그들이 더 넓은 시야를 가지고 이 선수들을 지도하고 관리할 시간을 갖길 원합니다."
"이적 위원회에 관한 말들을 보면 웃음밖에 안나옵니다. 당신이 어떻게 위원회를 정의하든, 모든 클럽들은 하나씩 이적 위원회 비슷한 것을 가지고 있습니다. 모든 클럽들은 영입에 대해 의논하고 선수들을 발굴해내는 역할을 하는 2명, 3명, 혹은 4명의 스태프들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절대 한 사람에게 맡겨지는 것이 아닙니다."
또한 스포츠 단장 혹은 축구 단장 역할을 하는 사람들의 경력이 많이 바뀌고 있다. 그들은 일반적으로 선수시절 유명했던 사람들뿐만 아니라 자신만의 관점을 가지고 있는 뚜렷한 전문성이 있는 전문가들이기도 하다.
Dowling은 8살부터 19살까지 토트넘과 레딩에서 뛴 적이 있고 여전히 30대라는 젊은 나이에 있다. 그는 Waltham Casuals의 감독이 되기 전에 논-리그 (non-League : 아마추어 리그) 에서 오랫동안 뛰었다. 이후 윔블던, 크리스탈 팰리스, 포츠머스, 블랙번, 리즈의 선수 영입 부서에서 일해왔고 지금은 왓포드에서 일하고 있다.
크리스탈 팰리스의 수석 스카우트인 Tim Coe 또한 선수시절 부상으로 일찍 은퇴했다. 이후 법학을 공부하는 동안 지금의 크리스탈 팰리스로 오기 전 레딩, Aldershot, 허더스필드, 밀월에서 스카우터로 활동한 적이 있다.
비슷하게, Ross Wilson은 최상위의 프로 리그에서 뛴 적이 없지만 Falkrik, 왓포드, 허더스필드에서 기획 부서 팀장으로 일하다가 현재는 사우스햄튼의 유명한 스카우팅 & 선수 발굴 부서의 최고 책임자로 일하고 있다.
"저는 모든 과정을 보는 역할이고 우리는 계속해서 자신의 지역에서 선수들을 관찰하는 스카우트들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Wilson이 말했다. "그들은 우리가 사우스햄튼에서 찾고 있는 특징, 우리의 정체성의 일부이기도 한 그런 것을 잘 알기 때문에 각각의 포지션에서 어떤 능력을 선수가 가지고 있어야 하는가를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에이전트와 이야기하는 동시에 선수들이 자라온 배경, 그들의 성격, 이전에 같이 일한 적이 있는 사람들에게 그가 어떤 사람으로 평가받고 있는지를 매우 꼼꼼히 살펴봅니다. 따라서 분석가들이 선수들의 기술적인 프로필을 만들고, 그의 스탯을 살펴보고 다른 타겟들과 비교하는 것까지 포함하면 하나의 포트폴리오를 만든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데이터와 분석의 중요성은 갈수록 높아져가고 있지만 선수들을 직접 눈으로 평가하는 것 역시 모든 클럽들의 발굴 과정에서 중요하다. 예를 들어, Dowling은 한 선수가 팀에서 특정 역할을 맡고 있다면 패스 성공률에 관한 통계는 왜곡된 수치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비슷하게, 그는 비디오로만 선수들을 분석하는 데는 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왜냐하면 카메라는 고정된 지점에서 공만 따라다니기 때문이다. 왓포드에서는 영입하고 싶은 선수들의 경기를 직접 스카우트들이 관찰하도록 한다.
클럽 각각의 전체적인 구조는 확실히 선수를 영입하는 과정이 얼마나 궁극적으로 감독, 회장에게 영향을 받는지 잘 보여준다. 예를 들어 아스날에서 아르센 벵거는 선수들을 평가하고 계약을 맺는 데 다른 클럽들과는 다른, 독특한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지만 주로 분석관들이 파악했던 선수들인 모하메드 엘네니와 가브리엘 같은 선수들을 영입한 것을 매우 기뻐하기도 했다.
모하메드 엘네니는 아스날의 분석관들이 추천하는 타겟이었다. CREDIT : JAMES MARSH/BPI/REX
현재 감독 혼자서 모든 결정을 내리거나 감독들에게 선수를 그냥 주기만 하는 단장을 가지고 있는 프리미어 리그 클럽은 단 한 개도 없다.
"제가 생각하기에 앞으로 단장들은 감독 경력이 전혀 없으며 전통적인 스카우터들처럼 데이터와 분석을 잘 섞는 것을 잘하는 사람들로 채워질거라고 봅니다." King이 말했다. "감독이 발언권조차 없다는 것은 루머에 불과해요. 감독은 항상 자신이 선호하는 선수들을 가지고 있지만 선수발굴 부서가 그들을 관찰하고 컴퓨터로 데이터를 파악하며 그들이 지켜보고 있던 선수들과 꼼꼼히 비교할 겁니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영입 타겟들을 제공하는 감독도 중요하지만 객관적으로 연구하고 분석하는 과정 역시 중요합니다. 이 둘을 잘 섞기만 하면 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