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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미국을 가게 되었다. IVSA(International Veterinary Students Association - 세계 수의학도 협의회) 회의 + 심포지움이 미국에서 열리게 되어서 이번 겨울에 갈 예정이다. 그나마 친한 선배가 이번꺼는 별로 재미없을 것 같다고 가지 않는게 좋겠다고 해서 지원동기를 대충 썼음에도 불구하고 덜컥 합격해버렸다. 본격적인 일정이 시작되기 전, 미국을 잠깐 즐길 수 있는 프리-심포지움은 대충 쓴 지원동기 때문에 대기 명단에 들었다. 문제는 한국에서 가는 사람들 중 나혼자만 대기 명단에 있었다. 정말 쪽팔렸다. 며칠 뒤에 합격하긴 했지만 그래도 찝찝한건 사실이다.
중간고사가 지난주에 끝나고 본격적으로 항공권부터 찾기 시작했다. 사실, 항공권을 구매할 때부터 너무 막막했다. 도대체 자유 여행 일정을 얼마나 짜야하는지 감이 오지 않았다. 3박 4일로 가장 많이 간다, 7일정도 간다, 9박 10일로 간다 등등 너무나도 다양한 의견들이 인터넷에 많았다. 1월 8일에 일정이 끝나니 그 다음주 월요일, 즉 16일에 미국을 떠나기로 했다. 프리-심포지움 때도 뉴욕 타임스퀘어와 센트럴 파크를 가기 때문에 이것을 제외하면 넉넉하지 않을까 싶었다. 그래서 비행기는 2016.12.26 출발 ~ 2017.01.16 귀국 편으로 검색했다.
이 글은 어느 사이트가 제일 싼지 알려주는 글이 아니다. 그냥 이런 사이트도 있구나, 얘는 이렇게 샀구나 이런 것만 봤으면 한다. 먼저, 네이버 항공권부터 가보자.
* 정보만 얻고 싶다면 결론 부분만 읽으면 된다.
1. 네이버 항공권
네이버 항공권을 가장 먼저 본 이유는 우리나라에서 인지도 있는 여행사들과 계약을 맺었고 가장 대중적인 포털이기 때문에 네이버 항공권부터 보기 시작했다.
짜자잔~
사실 이미 다른 항공권 검색 사이트들을 돌고 온 상태다. 그래서인지 맨 위 델타항공 것이 확 눈에 들어왔다. "오 개꿀~" 하면서 클릭해서 일반카드로 결제할 경우 요금을 봤더니 933,2000원이었다. 이정도면 아시아나, 대한항공 직항에 비해 30만원정도 싸다. 30만원이 어딘가. 하루 비싼 호텔에서 잘 정도다. 그래서 비행기 일정을 봤지만..
웬걸, 올 때 경유시간이 13시간이나 된다. 참고로 미국 갈 때 경유 시간으로 적당한 시간이 세 시간 정도란다. 그런데 13시간을 어떻게 버틸지 막막했다. 게다가 뉴욕에 도착할 때 밤 11시 40분이면 시차 적응도 못한채 거기서 정해준 숙소로 부랴부랴 택시타고 가서 멍때리다가 다음날 일정을 소화해야할게 뻔했다. 공항에서 맨해튼으로 가는 셔틀버스도 11시 30분이 막차다. 따라서 나뿐만 아니라 밤에 도착하는 비행기를 탈 경우 어떻게 시내를 갈 것인가에 대해 잘 고민해보길 바란다.
그 밑에 도쿄에서 JAL을 타고 가는 아메리칸항공 비행기가 있지만 직항과 몇만원 차이나지 않아 아시아나껄 찜해놓고 다른 사이트로 가봤다.
2. 땡처리닷컴
땡처리닷컴도 많이 유명하다. 올해 초 대만에 갔었을 때 친구가 땡처리닷컴으로 예매를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래서 뉴욕 가는건 어떤게 있을지 찾아봤다.
음.. 10만원이라도 아끼는게 낫지 싶었고 게다가 특가라고 써져있어서 맨 위에껄 클릭해봤다.
대기시간 3시간짜리는 자리도 없고, 올 때는 또 13시간이란다. 이번꺼는 땡처리닷컴에서 못구할 것 같다. 바로 다음 사이트로 패스.
3. 스카이스캐너
가장 널리 알려져있지 않나 싶다. 내 친구들도 스카이스캐너에서 많이 샀다고 하기도 했고..
일단 '2번 이상 경유'는 제외했다. 유럽가는 것도 아니고 굳이 2번 이상을 경유해야 하나 싶었다. 게다가 직항보다 20만원정도 싸다는데 굳이..?
그리고 아까 말할거를 깜빡했는데 위에서 보다시피 중국항공사는 정말정말 싸다. 직항에 비해 절반 가격이다. 하지만, 인터넷에서 에어 차이나 후기를 보니 북경이나 상해에서 경유할 때 힘들었다는 후기들이 많았다. 환승 시스템도 달랐고 중국어라서 말이 안통했다는 평이 대부분이었다.
중국국제항공, 중국동방항공, 중국남방항공 것도 직항보다 싸긴 했지만 많이 싸봤자 20만원 안팎이라 과감하게 패스하니 남는게 직항밖에 없었다.
네이버 항공권보다 3만원 싸네? 이걸로 할까? 선택 버튼을 누르고 하나투어로 들어가봤더니 역시 조건부결제였다. 삼성앤마일리지 카드로 할 때 저 가격이었고 일반카드로 할 경우 123만원이었다.
저번에 싱가포르갔을 때부터 느낀건데 삼성카드로 할 때 항공권을 몇만원 정도 세이브할 수 있었다. 나중에 나이먹어서 돈 벌 때는 삼성카드 하나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4. 카약
카약은 이번에 뉴욕 항공권을 찾다가 처음 알게된 사이트다. 스카이스캐너와 같이 외국 사이트인데 꽤 유명하다고 해서 이번에도 들어가봤다.
아무래도 항공권은 다 거기서 거기인것 같다. 가격은 스카이스캐너와 별 다를게 없었지만 가장 눈에 띄었던건 좌측 상단 카약알리미였다. 그래프를 보면 최근 가격이 어떻게 변했는지 알 수 있는데, 내가 타이밍이 안좋은지 조금 오르고 있을 때 사고 있는 것 같다. 뭔가 '제안: 구매'라고 써져있는걸보니 얼른 사야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직항 가격도 딱히 메리트가 없어서 패스했지만 저 그래프는 괜찮다고 생각한다. 나중에 카약도 꼭 들어가봐야겠다.
5. 트래블하우
몇 달 전, 싱가포르를 갔을 때 트래블하우라는 앱을 유용하게 잘 썼었다. 지금 되돌아보면 인터넷이랑 별 차이가 없었지만, 그래도 대형 여행사들에는 없는 싼 가격을 제공하는 중소 여행사들이 많이 있어서 유용한 앱이다. 과연 이번 미국에도 그럴까?
몇 달 전, 싱가포르 비행기를 예약할 때와는 조금 다른게 무작정 요금순으로 보여준게 아니라 직항 + 요금순을 먼저 보여줬다. 델타항공은 경유만 다른 사이트에 있었지 직항은 하나도 없었다. 뭐 저 가격이면 아시아나 타는게 더 낫긴 하다.
오, 유나이티드항공도 있다. 100만원정도로 괜찮다. 하지만, 본인은 반드시 늦어도 26일 오후에는 도착해야 했기에 아쉽게 패스했다. 내가 트래블하우를 쓰는 이유가 이거다. 다른 사이트에는 없는 싼 항공권을 트래블하우에서는 잘 보여줬다. 이 앱을 절대 돈받고 홍보하는게 아니고 싱가포르, 미국 비행기를 예매할 때 느낀점이 이렇다.
구글 플레이 스토어 후기를 보면 너무 비싸다는 후기도 꽤 있다. 평점도 3.9점으로 높지는 않은 편.
6. 결론
결국 네이버 항공권에서 사게 됐다. 자유여행만 갔다면 조금 힘들더라도 싼 비행기로 했을텐데, 아무래도 다른 일정이 있다보니 어쩔 수 없이 직항 항공권을 사게 되었다. 참고로 미국 갈 때 항공권은 100만원 ~ 120만원 정도면 적당하다고 한다. 약두 달전에 예매한건데 이정도면 선방했다는 생각에 예약을 하기로 했다.
사실 한번 디트로이트에서 경유하는 델타항공 항공권이 110만원정도 하길래 그거 찜해두고 집에서 받을 돈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 사이에 없어졌다. 10만원을 다른 곳에 투자할 수 있었는데..
무엇보다 직항 비행기는 비싸더라도 시간이 가장 알맞는 것 같다. 저정도면 갈 때 아침에 엄청 일찍 일어나야하는 것 빼고는 무난무난하다. ㅎ ㅏ.. 근데 11시 비행기면 3시간 전에 도착해야하니깐 8시까지 가야한다. 근데 가는데만 네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네시에 버스를?? 밤새야겠다. 하긴, 전 날에 잠도 안올텐데 잘됐다 ㅎㅎ
이렇게 수월하게 예매하는줄 알았으나.. 저 1,190,000원이라는 가격에 결제 조건이 KB국민카드였다. 그 밑에도, 그 밑에도 똑같았다. 또 낚여버렸다. 다시 직항편을 찾기 시작했고 결국 트래블하우에서 찾았다.
델타항공이지만 실제로는 대한항공으로 탑승한다. 즉, 대한항공으로 예약한것보다 10만원정도 아꼈다는 사실!! 운도 좋은 것이, 어제(2016.11.02)부터 대한항공-델타항공 코드쉐어 노선이 확대되어 뉴욕도 해당되었다는 사실. 이거는 이 표를 꼭 사라는 신의 계시다.
또 이렇게 잘 풀릴 줄 알았더니,, 요금 미확정인걸 이제 봐버렸다. 이럴 줄 알았으면 아시아나껄로 살걸 그랬다.
제발 저걸로 됐으면 ㅜㅜ
* 11/4 다행히 요금변동 없이 저 요금대로 됐다!! 미확정요금은 웬만하면 그대로 된다는 말이 맞나보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