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어릴때부터 공부는 우리와 뗄래야 뗄 수 없는 것이다. 사춘기 역시 남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무난?하게 보냈던 나는 부모님이 시키는대로 공부만 해왔고 반수, 삼수를 거쳐 대학교 6년, 그리고 대학원까지 오며 연구자로서의 삶을 살아가는 나는 앞으로 평생 공부를 업으로 삼게 된다.
학창시절을 되돌아봤을 때 '과연 난 공부를 즐겼을까?' 라고 물어본다면 그냥 공부밖에 잘하는게 없어서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았을까 라고 답할 것이다. 무슨 일이든 원하는 결과를 얻으면 짜릿한 것처럼 조금 공부를 하다보니 100점을 맞거나 한두개 틀리기도 하고 전교 1등을 하기도 하고 이런 재미로 공부를 했던 것 같다. 많은 글에서 언급하는 '관성의 법칙'에 해당되지 않았나 싶다.
아이를 가르쳐서 무언가를 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아이 스스로 세상을 보고 습득하도록 어른이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 그것이 바른 교육입니다
이 책의 저자인 최재천 교수님은 교육에서는 진보에 가깝다. 본인이 이화여대에서 하시는 수업에서도 시험 대신 토론, 과제 등으로 성적을 대신하기도 하고 위 인용구처럼 한국에 만연하고 있는 주입식 교육 대신 아이들이 다양한 경험을 하며 하고 싶은 것을 찾는 그런 교육을 원한다. 그래서 대학교도 미네르바 대학교 처럼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미네르바 대학교가 어떤 곳인지 궁금하다면 여기 를 읽어보자)
젊은 친구들, 너무 두려워하지 말자. 어차피 조금은 엉성한 구조로 가는게 낫다. 이런 것에 덤벼들고 저런 것에 덤벼들면, 이쪽은 엉성해도 저쪽에서 깊게 공부하다 보면, 나중에는 이쪽과 저쪽이 얼추 만나더라
우리는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악착같이 찾아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대부분은 내 길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돼요. 내 길이 아니라는 걸 발견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되죠. 그러다 어느 날, 갑자기 고속도로 같은 길이 눈앞에 보입니다. '이거다!' 싶으면 그때 전력으로 내달리면 됩니다.
오늘도 종종 밥 먹던 후배 1명을 만나 되게 오랜만에 같이 밥을 먹었는데, 다른 후배들에 비해 진로를 어느정도 정했고 계획도 잘 짠 것 같아 잘 하고 있다고, 잘 될거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졸업하고 계속 학교에 남아있다 보니 후배들을 실습에서나 아니면 사석에서나 만나곤 하는데 다들 졸업이 다가오니 뭐할지 고민이 많은 친구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학년이 낮은 친구들은 정말 전공과 연관이 없는 것도 괜찮으니 이것저것 다 해보라고 한다. 실습도 소동물 뿐만 아니라 다른 것도 다 해보라고 강력하게 권장한다.
수의대에 온 친구들을 보면 정말 동물을 좋아해서 수의대에 온 친구들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일 수도 있겠지만, 우리 동기들로 한정한다면 (나 역시 그랬고) 의대에 가고 싶었지만 점수에 맞춰 온 친구들이 꽤 많았다. 그래서 그만큼 수의대라는 선택지를 생각하고 있지 않았기에 진로 고민이 많은 편이었다. 나도 블로그에 쓴 글들을 보면 알겠지만 어떤걸 하고 싶었는지 본과 내내 바뀌었다.
하지만 결국 본4 올라가면서 '그냥 한번 해보지 뭐' 라고 생각하며 했던 실습이 지금은 내가 매일 하고 있는 일이 되었고 또 계속 어떤 연구를 할지 고민하는 공부가 되어버렸다. 이제 나는 이 분야에서 어떤 쪽으로 내 발자국을 남길지 또 고민하고 있지만, 아직 진로를 정하지 못한 후배님들이 이 글을 읽는다면 위 인용구처럼 정말 본인이 뭘 하고 싶은지 악착같이 찾아서 졸업한 후에 그 고속도로를 달릴 수 있도록 많은 경험을 해봤으면 좋겠다. 소동물 임상 수의사라도 외과/내과/영상 등으로 나뉘고 또 외과에서도 정형외과/일반외과, 내과도 심장/피부 등 여러 분야가 있으니 본인이 제일 끌리는 쪽으로 했으면 좋겠다.
독서는 일이어야만 합니다. 독서는 빡세게 하는 겁니다. 독서를 취미로 하면 눈만 나빠집니다.
결국, 말을 잘하려면 글쓰기를 잘해야 하니, 평소에 많이 읽고 많이 관찰해야 합니다.
제가 선생님 말씀에서 느끼는 글쓰기와 말하기의 핵심은 자기를 솔직히 드러내는 '자기다움'에 있다고 봅니다. 나를 드러내는 글쓰기, 결국은 '내가 나를 키워야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지난 '역행자' 리뷰에서도 책과 글쓰기를 강조했는데, 최재천 교수님은 글을 잘쓰시기로 워낙 유명하셔서 독서와 글쓰기에 대한 말을 많이 하셨는데 여기에서도 글쓰기를 잘하려면 독서를 많이 해야한다고 강조하고 계신다. 나도 개인적으로 남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위 '말빨'이라고 하는 것이 많이 약한 편이기도 해서 책을 읽어야 한다고 생각은 하는데, 역시 습관이란게 참 쉽지 않다. 그래도 이렇게 책 하나 열심히 읽고 글을 쓰는 것 자체가 내 생각을 정리하는 일이고 또 내 머리 속에 오래 남아서 예전에 비하면 많이 나아졌다 !
우리는 모두 르네상스 인간이라고. 뭐든지 잘할 수 있으니 굳이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려하기보다 정원사이자 미술가이자 생물 교사도 될 수 있다고. 그러니 스스로 한계를 짓지 말고 마음껏 하라고요.
후배랑 밥 먹고 다시 돌아오는 길에 나에게 '선배는 남들처럼 평범한 임상 수의사가 아니라 선배만의 길을 걸어가는게 참 보기 좋아서 저도 기분이 좋아요' 라는 말을 했는데 그 친구 입장에서는 그냥 솔직하게 생각나는대로 말한 것이겠지만 나에게는 꽤 큰 힘이 되는 말이었다. 예전부터 수많은 대외활동과 봉사활동을 하면서, 특히 전공과는 별 상관없는 활동을 하며 가족으로부터 '그만 돌아다녀라'고 핀잔을 듣기도 했고 또 친한 다른 학교 수의대생 형은 '왜이리 나대고 다니냐'고 장난반 진담반으로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내가 계속 꾸준히 말하는 것이지만 그 경험을 한번도 후회한 적이 없고 내가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게 해줬다. 특히나 요즘처럼 매분매초 세상이 바뀌는 시대에서는 한 분야만 잘하는 전문가가 필요한 곳도 있겠지만, 본인만의 분야를 뛰어넘어 다른 분야도 잘하는 멀티플레이어가 각광받는다. 즉, 'specialist'보다는 'generalist'가 더 주목받는 세상이라고 할 수 있겠다.
어떤 사람은 수의사지만, 다른 곳에서는 그림을 그리며 인스타툰이나 대학일기 작가님처럼 웹툰을 그리는 사람일 수도 있고, 또 다른 사람은 코딩을 배워 AI와 수의학을 접목시켜 빅데이터를 이용하여 남들보다 먼 미래를 어느정도 예측할 수도 있다. 그러니 백만볼트만 쏘는 피카츄보다는 몸통박치기, 그림자분신, 바위깨기 등 여러 것을 할 수 있는 고렙 피카츄가 되어보자.
지도 교수로서 하지 말아야 하는 일이 있다는 걸 깨달아 일찌감치 마음먹었습니다. '제자의 발을 밟지 말자!'
제자가 클 수 있도록 하는 행동이 선생의 큰 덕목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도 제자의 공을 꼭 기억하리라. 제자의 앞날을 가로막는 일은 절대로 하지 않으리라.
지금 주류를 보고 있으면 얼마 후에 주류에서 밀려날 것을 보는 것이고, 자꾸 비주류를 뒤지다 보면 거기서 주류로 진입하는 경향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졸업 후 대체복무를 포기하고 대학원에 바로 온 이유, 그것도 석사가 아니라 석박통합으로 온 이유는 아무래도 학교에 남는 것을 최종 목표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직은 갈 길도 멀고 연구해야 할 것도 많지만 한번씩 내가 강단에 서는 모습을 상상해보기도 하고 또 실습 수업에 들어갔을 때 내가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라면 어떻게 가르쳐야 재밌을까 고민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나에게 가장 와닿았던 말은 마지막 말이었는데 연구의 경우 '트렌드'가 존재한다. 그래서 산과 같은 경우에는 마이너한 분야이기 때문에 그나마 덜하지만 예를 들어 알츠하이머와 같은 것은 저어어엉말 많은 연구자들이 연구하고 있는 레드오션에 가깝다. 그래서 거기에 있는 어떤 특정 인자가 유명한 저널에 실리면 다른 연구자들도 그것을 살짝씩 바꿔서 우다다다 연구한다. 왜 기존의 연구자들이 신진 연구자들에게 '유망해보이는 것보다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을 해라' 라고 하는지 어느정도 유추할 수 있다. 트렌드라는 것은 언제 또 바뀔지 모르기 때문에 앞으로 연구를 한다면 수십년은 하게 될텐데 본인이 하고 싶은 분야를 하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공부란 한 사람을 성숙시키는 일이자,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개체들이 모여 사는 이 세상을 사려 깊게 만드는 도구 같아요. 공부가 익을수록 우리는 관계를 보살피는 방향으로 나아가겠죠. '삶으로서의 공부'로 다가옵니다
힘써 배워요. 들판을 거닐며 배우는 줄 몰랐는데 배웠듯이, 우리 그렇게 공부해요. 그리고 온 삶을 감각하는 거에요. '나'와 '모두'의 삶은 기회를 얻을 것입니다.
'적자생존의 법칙', '강한 자만 살아남는다' 는 말은 현대 경쟁사회에서 흔하게 들을 수 있는 말이다. 자원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경쟁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자연을 돌아보면 가장 강한 하나만 살아남는게 아닌, 가장 적응하지 못한 하나만 도태되고 나머지끼리는 서로 공생하면서 산다. 또한, 세상이 풍요로울 때는 하나의 독불장군을 몰아내기 위해 나머지들끼리 연대하여 몰아내기도 한다.
특히 요즘에는 '갈등'이 만연해있는 사회다. 남/녀 간 갈등뿐만 아니라 2030, 4050, 6070 세대별 갈등이 어느때보다 우리나라에서 심한 것 같다. 단순히 '대학만 잘 가면 다 잘 된다~' 라고 어릴 때 부모님께서 말씀하셨던 시기는 다 지나갔다. 좋은 대학을 가더라도 성공이 보장되는 사회는 아니다. 그러니 공부를 단순히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수단으로 보기보다는 서로 연대할 수 있는 그런 수단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