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대 대학원 생활 1. 졸업하자마자 대학원에 진학한 이유
들어가며수의사가 된 지 3년, 그리고 동시에 대학원생 생활 3년째. 석박통합과정으로 들어온 나는 어느새 연차만 보면 박사과정에 들어갔고 이번 학기만 지나면 이제까지 대학원에 다닌 시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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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글에 이어집니다.
자대 vs 타대
그렇게 나는 비임상쪽에 가까운 산과 대학원에 진학하기로 결심했다. 외과 실험실이었기 때문에 자대 혹은 타대 외과 대학원 진학을 고민했지만, 결국 포기했던 이유는 레드오션인 임상판에 뛰어들 수 있을만큼 용기가 부족했다. 나는 결국 외과를 갔어도 학교에 남는게 최종 목표였지만, 만약 잘 안풀릴 경우에는 결국 개원해야 하는 점이 컸다. 경쟁이 싫어서가 아니라, 동물병원을 운영하는 데 순수한 실력보다는 부동산 입지, 보호자들의 입소문 등이 병원의 운영에 더 결정적일 것 같다는 판단이 들어서였다. 그래서 결국 사업의 영역으로 들어가는데, 우리 가족들이 전체적으로 사업보다는 학자 분위기라 자연스럽게 나도 개원이라는 선택지는 제외했다. 그래도 산과를 가면 교과서에서는 수술도 하고 이런걸 하니 나중에 소동물이든 대동물이든 직접 무언가를 할 날이 오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왔다.
사실 산과는 생각보다 다양한걸 한다. 일단 산과에서는 호르몬이 중요하기 때문에 내과적인 면도 있고, 중성화수술이나 대동물에서의 난산 처치 등 외과적인 면도 있고, 임신을 진단하는 데 초음파를 사용하기 때문에 영상쪽도 있고, 야생동물의 번식에도 관여할 수 있기 때문에 야생동물까지 다룰 수도 있고, 그리고 실험실에서 줄기세포 같은 실험실(in vitro)에서 할 수 있는, 개인적으로 '수의학의 끝판왕' 과목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현실은 실험실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지만 그래도 아예 임상을 할 기회가 거의 없는 순수 기초 실험실보다는 가능성이 1%라도 있는게 낫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우리 학교를 갈지, 아니면 타대, 특히 서울대를 갈지 고민을 했다. 나는 본3 겨울방학 때 지금 지도교수님께서 실습할 사람을 모집하셨기 때문에 그 때 처음 산과에 발을 들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교수님의 꼬심(?)에 자대 대학원에 진학한 케이스랄까.. 그때 생각하고 있던 다른 후보지는 서울대였다. 평창캠퍼스에서 대동물 심화 실습을 했을 때 '여기서 정말 많이 배울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고 (물론 대학원은 대동물과 산과는 별개다) 서울대라는 타이틀을 또 언제 달아볼까? 라는 생각에 고민했었지만, 문제는 그때 한창 코로나19가 유행할 때라 수업도 안했고 외부실습을 안 받았던 상태였다. 타대의 경우 진학하기 전에 실습은 한 번은 해야 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선택지에서 제외했다.
자대와 타대의 장단점은 명확하다. 자대는 익숙한 환경이기 때문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없다는 점이 있는 반면, 타대는 새로운 환경이기 때문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일 것이다. 임상대학원의 경우 다들 석사를 생각하고 있을텐데, 석박통합 4년차에 들어가는 내가 되돌아보면 석사 2년은 정~말 빠르게 간다. 그래서 적응을 다 했다 싶으면 졸업을 앞두고 있는 경우가 많다. 물론, 타대를 지원하고 싶은, 혹은 지원할 수밖에 없는 상황도 있다. 본인이 원하는 전공이 자대에서는 너무 평이 안 좋다거나, 혹은 이런저런 상황으로 자대에 지원할 수 없거나 경쟁자가 너무 많아 밀린 상황도 흔하다. 이럴 경우 자연스럽게 타대로 눈을 돌리는데, 앞서 말했듯이 미리 본인이 원하는 학교에 실습을 꼭!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그것이 타대의 최소 지원요건이자 권장사항이다.
타대 실습
많이들 관심 있는 서울대를 예를 들어보겠다. 서울대의 경우 외부실습생이 워낙 많아서 검색만 몇 번 하면 지원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본인이 임상대학원에 관심이 있다면 서울대 동물병원 홈페이지에서 검색하면 바로 나온다.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동물병원
본원에 실습을 원하시는 수의사 및 수의대 학생은 아래 절차로 실습 신청을 진행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실습을 원하시는 수의사/수의대 학생은 각 진료과 교수님과 실습의 시기 및 가능
vmth.snu.ac.kr
위에 써져있다시피 미리 해당 과 교수님 혹은 실습 담당 대학원생과 컨택을 해야 한다. 컨택은 웬만한 수의대 홈페이지에는 다 교수님 메일이 써져있다. 본인 학교 선배가 거기 대학원생으로 가 있으면 제일 좋지만, 아는 선배가 없는 경우에는 교수님께 직접 메일을 보낼 수밖에 없다. 이는 학부생 때 실습뿐만 아니라 대학원에 진학 할 때도 동일하다. 내가 앞서 실습을 꼭 해보라고 했던 이유가 실습을 한번 해서 눈도장을 찍으면 대학원에 진학하기 훨씬 수월하기 때문이다. 교수님이나 대학원생의 입장에서 일면식도 없는 사람을 서류만 보고 뽑을 수 있을까? 최소한 면담이라도 할텐데 면담으로는 그 학생을 평가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2주~한달 정도 같이 있어보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실습한 학생 위주로 뽑는다. 물론, 실습이 100% 합격을 보장하지 않는다. 인기과의 경우 매 방학마다 10여명이 실습하는데 정작 대학원에 합격한 사람은 매년 많아야 4명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가능성이 1%보다는 30~50%가 낫기도 하고, 또 다른 학교 병원 분위기도 알 수 있는 좋은 기회기 때문에 본3 이후에 타대 실습도 꼭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간혹 타대 대학원 진학 시 교수님의 컨펌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혹시나 해서 서류 지원 후 면접까지 오는 경우가 있다. 자대든 타대든 대학원에 진학하면 누구를 뽑을지 교수님과 대학원생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최종적으로 교수님께서 연락을 주신다. 그런데, 그래도 면접에서 잘 하면 붙여주지 않을까? 라는 희망을 가지고 지원하는 사람들이 가끔 있다. 이런 케이스는 내가 우리 학교 대학원에 진학할 때도 다른 동기 형이 그랬고, 최근에 다른 학교 대학원에 진학했던 동기에게 들었을 정도로 종종 있다. 어차피 면접에 들어갈 때 지도교수님이 누구인지 적게 된다. 그러니 교수님께서 이번에는 대학원에 받기 힘들겠다고 연락이 왔으면, 미리 생각해뒀던 플랜B로 옮기는 것을 추천한다. 보통 대학원의 선발 시기는 대부분 비슷하기 때문에 대학원 컨택에 실패하면 대부분 인턴을 찾아본다. 오히려 수련의를 1~2년하면 나중에 대학원 진학 시 가산점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빠르게 다른 선택지에 집중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
비임상 대학원의 경우 실습 기회가 더 많은 편이기도 하고 지원도 잘해준다. 아무래도 최근에는 각 학번의 80~90%가 임상으로 뛰어들기 때문에 그럴 것이다. 예를 들어 서울대에서도 매 방학마다 실습생을 뽑는데, 실습만 해도 40만원의 활동비를 준다. 비임상 대학원의 끝판왕은 서울대라는 말이 있기 때문에 비임상 대학원에 관심이 있다면 임상대학원과 마찬가지로 서울대나 본인이 관심 있는 교수님이 있는 학교에서 실습을 한번 해보길 바란다. 참고로 서울대 비임상 대학원의 경우 서울대 수의대 홈페이지에서 검색하면 된다. 비임상 대학원 실습의 경우에는 생명공학과나 다른 전공의 학생들과 경쟁하게 되는데, 그래도 연구 쪽으로 진학하려는 수의대 출신이 매우 희귀한 상황에서는 수의대생에게 가산점을 줄 수밖에 없을 것이다.
2025년도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겨울방학 인턴쉽 프로그램 SNU CVM | Notion
안녕하십니까, 2025년 1월 6일부터 2월 5일까지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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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임밸류 vs 지도교수
내가 계속 서울대 이야기를 했는데 그러면 대학원은 무조건 서울대로 가야 하는가? 물어본다면 그렇지는 않다. 학부와 대학원의 가장 큰 차이는 네임밸류의 중요성이지 않을까 싶다. 일반적으로 대학원은 네임밸류보다는 지도교수의 중요성이 훨씬 크다. 단, 석사와 박사도 조금 다르다.
비임상
일반적인 이공계 대학원은 석사의 목적이 연구도 있겠지만, 취업을 위한 본인의 몸값을 올리는 목적도 있다. 그래서 석사의 경우에는 네임밸류의 중요성이 박사보다 상대적으로 더 크다. 이유인 즉슨, 기업의 인사팀에서는 석사 때 무슨 논문을 썼는지도 보겠지만, 일반적으로 spk(서울대, 포스텍, 카이스트) 졸업생들이 뛰어나기도 하고 네트워크가 잘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좋은 대학원을 가는 것이 분명히 큰 도움이 된다.
그러나, 박사는 상대적으로 중요성이 석사에 비해 다소 떨어진다. 박사는 결국 실적, 즉 논문으로 증명한다. 그렇다고 spk 대학원보다 지거국(지방거점국립대) 대학원이 더 낫느냐? 그것도 전공마다, 지도교수마다 다르다. 평균적으로 spk 대학원은 시설이 매우 좋고 인건비를 포함한 연구실의 지원도 매우 좋다. 그래서 그만큼 많은 뛰어난 사람들이 그 곳에 들어가려고 하고, 같은 연구실의 대학원생들끼리 선의의 경쟁 혹은 디스커션을 통해 계속해서 발전해나가고 또 그 곳에 있는 교수님들도 정말 어마어마한 실적을 가진 교수님들께서 들어가시기 때문에 좋은 연구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는 선순환이 계속된다.
지거국 대학원의 경우 입학하는 대학원생들의 인풋이 spk보다는 상대적으로 낮을 수도 있겠지만, 지도교수의 관리를 더 세심하게 받을 수 있다(이것도 실험실마다 지도교수마다 다르다). 나는 서울대에 지원하지 않았던 이유가 그 실험실 분위기를 몰랐던 것도 컸지만, 또다른 이유는 내가 과연 지도교수님의 관리를 잘 받을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다. 그래서 서울대에 재학중인 친구에게도 물어보니 그 교수님께서 워낙 바쁘시기도 하고 본인의 회사가 있어서 내 선택이 맞았을 것이라고 말을 해줬다. 물론, 나 좋으라고 한 소리일 수도 있겠지만, 3년을 되돌아보면 여기에 오길 잘한 것 같다. 논문도 1저자로 3편 썼고 곧 1편 더 나오니 1년에 1편 정도는 충분히 쓸 수 있는 그런 실력이 된 것이다. 단, 서울대는 가끔씩 수술도 들어가긴 한다는데 그러지 못해서 아쉬운 점이 있긴 하다.
석사: 네임밸류 >= 지도교수 (이유: 취업)
박사: 지도교수 >= 네임밸류 (이유: 박사는 논문으로 증명)
참고) 비임상, 즉 연구쪽은 석사로 대부분 부족하다. 공대는 석사만 해도 충분할지 몰라도 자연계 쪽은 석사과정을 밟게 되면 자연스럽게 박사까지 할 수밖에 없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 2년은 너무 짧다.
임상
수의대 임상 대학원의 경우에는 다른 이공계 대학원과 조금 다른 결이 있다. 이 점은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심지어 약사와 간호사(이 둘은 전문의의 의미가 조금 다른 것 같긴 하다)도 있는 전문의가 수의사가 유일하게 없는 제도적인 이유가 있다. 임상 대학원은 어떻게 보면 의사에서의 인턴과 레지던트의 사이인 것 같다. 의사는 인턴 2년, 레지던트 3년하는 것처럼 임상 석사는 2년(최근에는 2년반~3년으로 대부분 늘어났다), 박사는 3년 이상이다. 개인적으로 동물병원에서 레지던트라는 단어를 들으면 되게 어색하다. 대학원은 연구를 하는 곳인데 수의대는 연구와 수련 그 사이이기 때문이다.
전문수의사 제도 도입안 3종 제시 ‘총괄조직 두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
12월 15일(일)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에서 열린 반려동물 표준의료체계 권장안 도입 공청회에서는 동물병원 분류체계와 함께 전문수의사(수의전문의) 제도 도입안이 함께 제시됐다. 연구를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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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계 내에서도 이 문제를 예전부터 공감하고 있었고, 최근에 전문수의사 제도가 점점 구체화된다는 그런 기사를 봤다. 위 3가지 선택지에서 2안이나 3안 둘 중에 하나로 될 것 같은데 우리와 같은 저연차 수의사나 수의대생들에게는 3안이 가장 좋을 것이다. 왜냐하면 지금 각 과별로 이미 자체적으로 선정한 전문의를 따려면 일단 케이스 수부터 채워야 하는데 그 수가 엄청 많기 때문에 젊은 수의사들은 지원조차 할 수가 없다. 그러나 3안에 따르면 의사처럼 레지던트 과정을 정식적으로 거치고 전문의 시험을 보면 바로 전문수의사가 될 수 있다. 그래서 가장 애매한게 지금 나와 비슷한 10년대 중반 학번 ~ 20년대 초반 학번이다. 이들은 기존처럼 대학원에 진학을 해야 할지, 아니면 필드에서 일하다가 전문수의사 과정에 도전을 해야 할지 과도기적인 상황에 있어서 고민이 많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현재 석사, 박사 학위자들을 전문수의사로 인정을 해줄지가 가장 중요할 것 같다. 요즘 대학원도 매우 포화상태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대학원의 인기가 날로 치솟아가고 있고 그만큼 배출되는 사람들도 많아 그 비율을 무시할 수가 없다. 사실 동물병원의 원장님들에게 있는 대부분의 박사 타이틀은 파트로 딴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풀타임으로 대학원에 진학한 사람들은 충분히 전문의로 인정해줄 수 있지 않느냐?! 라는 여론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 경우에는 2안에 있는 것처럼 경력을 인정해주고 시험을 통한 전문의로 인정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만약 3안이 도입된다면, 석사/박사 학위가 있는 사람들이 학위과정에 투입했던 시간들이 인정을 못 받게 되는거라 전문의 타이틀이 없어도 수의계 내에서는 전문의급으로 인정해주지 않을까 라는 개인적인 생각이다.
전국 대학 동물병원 매출‧진료건수 10배 격차
전국 수의과대학 부속 동물병원의 매출 격차가 더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중하위권 병원의 매출은 비슷한데 반해 1위인 서울대 동물병원의 매출이 증가하면서다. 2023년 연매출이 가장 높은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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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임상대학원은 네임밸류보다는 케이스 수가 제일 중요한 것 같다. 아무리 뛰어난 지도교수가 있다 한들, 케이스가 없으면 진료를 보지를 못하고 논문으로 쓰지도 못한다. 위 그래프를 보면 알겠지만, 서울대가 압도적인 1등이다. 그래서 임상대학원도 사실 많이 서울대를 가려고 한다. 다만, 서울대도 장단점이 뚜렷하다. 서울대는 저런 압도적인 진료 건수로 실력을 쌓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서울대 대학원에 재학중인 지인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너무나도 분과가 되어 있어 그에 따른 단점도 있다고 들었다. 예를 들어, 외과의 경우 일반외과와 정형외과로 나뉘는데 실제로 로컬에 나가면 일반외과만 할 수 있는 사람을 뽑고, 정형외과만 할 수 있는 사람을 뽑고 그렇지는 않지만 서울대에서는 특정 진료만 보기 때문에 아무래도 본인의 실력이 한정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 될 수밖에 없다. 즉, 로컬에서는 다양한 케이스를 보는데 서울대 대학원에서는 특정 분야의 케이스만 볼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다. 그러나 이를 감안해도 케이스 수, 지도교수님의 실력 등이 평균적으로 뛰어나기 때문에 다들 서울대로 가려고 한다. 특히 서울대는 다른 학교에서 뛰어난 교수님들이 계시면 스카웃해가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는 내가 학교에 다닐 때도 실제로 봤고 다른 학교에 있는 친구들로부터 많이 들은 얘기다. 서울대가 국립대지만, 국립대법인이기 때문에 교수님들의 연봉이라든지 그런게 다른 국립대와 달라서 그에 따른 지원이 더 많기도 하고 그러기 때문에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위 그래프를 보면 알겠지만, 진료건수는 지역에 따른 차이가 가장 크다. 건국대는 사립이라 공개를 안했지만, 서울대 다음 2위일 확률이 높다. 아무래도 수도권에 거주하는 인구가 매우 많기 때문에 그만큼 진료건수가 많을 것이다. 충남대, 충북대의 경우에는 요즘에는 임상 쪽에서는 과마다 다르긴 하지만 서울대 다음이라고 하기도 하고 특히 충북대는 요즘 케이스 수도 많고 교수님들도 뛰어나시는 등 떠오르는 곳으로 학생들 사이에서 알려져 있다. 경북대의 경우에도 임상쪽 교수님들이 젊은 교수님들로 거의 다 대체돼서 떠오를 가능성이 높은 편이고 경상대는 부산에 분원이 생기면 케이스 수는 더 많아질 것이다. 전북대는 아무래도 익산이라는 위치 때문에 케이스 수가 적을 수밖에 없고 전남대는 유난히 임상이 다른 학교에 약한 편인데 경북대처럼 젊은 교수님들로 점점 바뀌는 분위기라 시간이 지나면 또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전주분원 부지는 확정인데 그게 완공되려면 한 10년은 걸리지 않을까 싶다.
임상에서 또 중요한건 본인이 얼마나 기회를 받을 수 있는지도 중요한 것 같다. 예를 들어, 모 대학 외과 석사의 경우에는 2년차 졸업하기 직전에야 본인이 칼을 잡기도 하고 또 다른 대학 외과 출신은 물석사라는 말도 들었다. 모 대학 내과 석사 출신은 지도교수가 학생을 받기만 하고 그 뒤로는 별 관심이 없어서 그냥 학위 공장이라 연봉을 깎기도 한다는.. 그런 말도 있다. 이거는 학교마다 매우 다르기 때문에 가장 좋은 것은 실습을 하면서 그 대학원생들에게 물어보는 것이고 아는 선배들이 대학원에 가 있다면 물어보는게 가장 좋다. 그래도 학위를 하면 출신 학교가 평생을 따라다닐텐데 이왕 가는거 신중하게 골랐으면 좋겠다.
임상대학원에서 가장 중요한건 '진료 케이스의 숫자' 라고 생각한다.
사실 위 내용을 쓰는 김에 컨택이라든지 기타 지원과정을 다 쓰려고 했지만, 너무나도 길어져 다음 편에 쓰겠다. 몇 년 후에는 이제 대학원보다는 자연스럽게 레지던트 과정으로 바뀔 것 같다. 레지던트는 몇 년일까? 의사처럼 3년일까? 대학동물병원에서만 레지던트를 할 수 있을까? 대형병원도 충분히 그런 전문인력이 많고 케이스 수도 많아서 그런 곳에서도 수련받을 수 있지 않을까? 모든 대학동물병원이 과연 수련 받을 수 있는 환경일까? 어떻게 될지 아직 감이 안 잡힌다. 그래서 그 전까지는 현재의 분위기처럼 계속해서 수의사들은 대학원에 진학할 것이다.
임상 위주로 적었는데, 나처럼 비임상 대학원에 진학한 사람들은 선택지가 훨씬 많다. 굳이 수의대 대학원이 아니더라도 위에서 언급한 skp 대학원에 진학해서 다른 바이오 과 졸업자들처럼 높은 IF의 유명한 저널에 논문을 내서 진정한 과학자가 될 수도 있다. 이게 정말 쉽지 않다. 그리고 앞으로도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연구가 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연구자의 길을 걷는 여러분들, 동료들에게 응원의 메세지를 보내고 싶다. 어딜 가든 본인이 하기 나름이다. 그러니 대학원에 들어간다면, 이왕 힘든 길을 걷는거 각오를 단단히 하고 최선을 다 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