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에 입학하며 취미를 여러 가지 만들었는데, 그중에 하나가 바로 독서다. 학부생 6년 동안 1년에 1권 읽을까 말까 했는데, 대학원에 입학하며 보통 한 달에 두권, 최소한 한 달에 한 권씩 읽고 있다. 왜 이제야 독서에 눈을 뜬 건지 후회할 정도로 많은 책들을 읽으며 정말 많이 배우고 있다. 그중에서도 <대학원생 때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시리즈를 추천하려고 한다.
수의과대학을 졸업한 후 대학원 진학을 고민하는 학생들은 크게 두 갈래 길을 마주한다. 하나는 임상 수의사로서의 수련 과정으로 대학원 석사 과정에 진학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연구 중심의 비임상 대학원 과정에 진학하는 것이다. 전자의 경우 실제 진료 경험을 쌓으며 임상 수의학적 기술을 연마하는 과정이라면, 후자의 경우 기초 및 응용 연구를 수행하며 학문적 탐구를 지속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나는 과목은 임상이지만 사실상 연구 중심의 비임상 대학원 진학을 선택했고, 대학원 생활을 하면서 다양한 시행착오를 겪었다. 연구 주제 설정, 실험 진행 과정, 지도 교수와의 관계, 논문 작성, 학회 발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등 수많은 고민이 쌓여갔다. 그러던 중 『대학원생 때 알았더라면 좋았던 것들』을 접하게 되었고, 연구자로서의 길을 걷는 데 있어 어떤 조언을 얻을 수 있을지 궁금해졌다. 이 글에서는 수의대 비임상 대학원을 준비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 책에서 다루는 내용이 대학원 생활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또한, 비임상 과정이 아닌 임상 과정으로 대학원에 진학하는 학생들에게도 일부 유용할 수 있는 조언을 정리해보려 한다.
1. 지도교수와의 관계: 연구의 시작과 끝
대학원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지도교수와의 관계다. 이 시리즈는 지도교수와의 관계 설정과 소통 방법에 대해 명확한 조언을 제시한다. 수의학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로, 지도교수는 단순한 학문의 조언자를 넘어 연구 방향 설정, 실험 설계, 논문 작성, 그리고 향후 진로까지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존재다.
책에서 강조하듯, 지도교수와의 관계는 상호 존중과 명확한 소통에 기반해야 한다. 특히 수의대 대학원생이라면, 연구 주제가 매우 전문적이고 특화된 경우가 많아 정기적인 미팅과 진행 상황 공유가 필수적이다. 실험동물을 다루는 연구나 임상 연구의 경우 윤리적인 부분까지 고려해야 하므로, 지도교수와의 긴밀한 협의는 더욱 중요하다.
내 경험을 돌이켜보면, 지도교수님과의 소통 방식을 처음부터 명확히 설정했더라면 많은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우리 지도교수님은 대학원생의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하는 편이었다. 출퇴근도 자유롭게 하고 미팅 때도 교수님께서 주간 미팅, 이메일 보고, 또는 연구 노트 공유 등 교수님이 선호하는 소통 방식을 초기에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피드백을 받았을 때 이를 어떻게 수용하고 적용할지에 대한 태도도 중요하다.
2. 연구 주제 설정과 시간 관리
대학원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첫걸음은 연구 주제를 설정하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이 과정이 대학원 생활의 방향성을 결정짓는 핵심 단계임을 강조한다. 연구 주제를 선정할 때 많은 대학원생들이 흔히 범하는 실수는 지나치게 거창하거나 이상적인 목표를 세우는 것이다. 나 역시 단순히 '형질전환 돼지를 이용한 이종간장기이식' 이라는 큰 주제만 목표를 잡았다. 책에서는 "완벽한 주제를 찾으려 하기보다는 흥미와 실현 가능성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비임상 대학원에서는 동물 모델을 활용한 실험, 질병 연구, 약물 개발 등 다양한 분야가 존재한다. 이 중에서 자신이 흥미를 느끼고, 현재의 자원과 기술로 실현 가능한 주제를 찾아야 한다. 예를 들어, 특정 동물 질병의 병리학적 기전을 탐구한다고 가정해 보자. 이때 관련된 선행 연구를 충분히 조사하고, 실험에 필요한 장비와 샘플이 확보 가능한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너무 광범위한 질문을 던지기보다는 구체적이고 측정 가능한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책에서는 이를 "SMART 목표 설정"이라고 부르며, 다음과 같은 기준을 제시한다.
Specific (구체적): 연구 질문은 명확하고 세부적으로 정의되어야 한다.
Measurable (측정 가능): 결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Achievable (달성 가능): 현재 자원과 기술로 수행 가능한 범위여야 한다.
Relevant (관련성) : 학문적 또는 사회적 가치가 있는 주제여야 한다.
Time-bound (시간 제한): 명확학 기간 내에 완료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기준을 바탕으로 연구 주제를 설정하면 불필요한 시행착오를 줄이고, 더 효율적으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연구 주제 설정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질문들
책에서는 연구 주제를 설정할 때 스스로에게 던져야 할 몇 가지 질문을 제안한다. 이는 우리의 분야에서도 매우 유용하게 적용할 수 있다.
1. 내가 이 주제에 대해 진정으로 흥미를 느끼는가?
- 대학원 생활은 긴 여정이다. 흥미가 없는 주제를 선택하면 중도 포기하거나 동기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2. 이 주제가 현재 학문적 트렌드와 어떻게 연결되는가?
- 우리가 교과서를 보는 이유는 오랜 기간 동안 정립된 지식을 배우기 위함이다. 논문은 최근에 어떤 주제가 관심을 받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지표다. 그래서 이미 남들이 다 알고 있는 주제보다 관심을 끌 수 있는 새로운 주제가 좋은 저널에 투고될 수 있는 확률을 더 높여준다.
3. 이 연구가 수의학 분야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가?
- 연구의 궁극적인 목적은 지식 확장과 실용적 적용에 있다. 특히 수의학 분야에서는 동물 건강 증진, 질병 예방, 치료법 개발 등 실질적인 영향력을 고려해야 한다.
4. 이 연구를 위한 자원(시간, 장비, 예산)이 충분한가?
- 석사과정은 보통 2년, 박사과정은 3-5년의 시간적 제약이 있다. 현실적으로 이 기간 내에 완료할 수 있는 규모의 연구인지 고려해야 한다. 보통 석사는 교수님의 연구 주제를 따라가는 경우가 많다. 본인이 직접 하고 싶은 연구 주제가 있다면 박사과정 때 하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하다. 또한, 교수님이 어느 과제를 따와서 연구비를 얼마나 사용할 수 있는지도 중요하다.
5. 지도교수의 전문성과 이 주제가 얼마나 부합하는가?
- 지도교수의 연구 분야와 너무 동떨어진 주제를 선택하면 적절한 지도를 받기 어려울 수 있다. 교수님의 전문 분야와 어느 정도 연계된 주제를 선택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외과 교수님들을 보면 정형외과 전공 교수님들이 종종 있다. 이 때, 본인이 일반 외과에 관심이 있다면 정형외과보다는 교수님의 지도를 상대적으로 덜 받고 본인이 헤쳐나가야 할 수 있다.
책에서는 시간 관리의 중요성도 강조한다. 수의대 대학원생들은 종종 실험, 수업, 논문 작성, 학회 참석 등 여러 업무를 동시에 수행해야 한다. 이 책은 "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우선순위를 명확히 설정하고, 작업을 작은 단위로 나누어 계획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동물 실험이 필요한 연구의 경우, 실험 일정을 세심하게 계획해야 효율적인 진행이 가능하다.
내 경우, 처음에는 모든 것을 한꺼번에 해결하려다 어려움을 겪었다. 책에서 제안하는 '타임 블로킹(Time Blocking)' 기법을 활용했더라면 더 효율적으로 시간을 사용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 방법은 하루를 여러 시간 블록으로 나누고, 각 블록에 특정 작업을 할당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오전은 실험에, 오후는 문헌 조사와 데이터 분석에, 저녁은 논문 작성에 집중하는 식이다.
타임 블로킹 관련한 영상은 유튜브에 많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갓생, 시간 관리, 생산성 등의 키워드로 검색하면 자연스럽게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생산성 전문가들은 목적에 맞게 여러 앱을 사용하는데, 나는 어느 기기에서나 동기화가 가능한 '구글 캘린더'를 시작으로 그날 할 일, 일정 등을 하나로 몰아서 정리하고 그 이후에는 Microsoft To-do, todolist 등의 어플로 넘어가서 자동으로 연동이 되도록 하는 것을 추천한다.
(참고영상 - How To Do Time Blocking The Right Way.)
https://youtu.be/x9K80nyTltU?si=S8m-zH-pYQi5GIZ-
3. 학술적 글쓰기와 논문 출판
대학원 과정의 핵심 성과물은 학위 논문과 학술지 출판이다. 화폐가 본인의 재산을 결정한다면, 대학원생에게는 논문이 본인을 평가할 정도로 매우 중요하다. 물론, 많이 썼다고 해서 중요한 것은 아니다. 좋은 퀄리티의 논문을 많이 쓰는 게 가장 이상적이다. 책에서는 "학술적 글쓰기는 일상적인 글쓰기와 다르며, 특정 규칙과 형식을 따라야 한다"라고 강조한다. 수의학 분야에서도 논문 작성은 연구 결과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필수 기술이다.
책에서 제시하는 학술 논문 작성의 핵심 원칙은 다음과 같다:
- 명확성: 복잡한 개념도 명확하게 전달해야 한다.
- 간결성: 불필요한 단어나 반복을 피하고 핵심 내용을 집중적으로 전달한다.
- 정확성: 과학적 사실과 데이터를 정확하게 표현해야 한다.
- 객관성: 개인적 견해보다는 데이터에 기반한 객관적 해석을 제시한다.
- 논리성: 서론, 방법, 결과, 고찰로 이어지는 논리적 구조를 유지한다.
수의학 논문에서는 특히 실험 방법론과 동물 윤리에 관한 부분을 상세히 기술해야 한다. 동물 실험이 포함된 연구라면 윤리위원회 승인 정보와 동물 복지를 고려한 실험 설계에 관한 내용이 필수적이다. 이는 높은 임팩트의 저널일수록 더욱더 까다롭게 평가한다.
논문 작성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 중 하나는 시작하는 것이다. 책에서는 "완벽한 초안을 쓰려고 하지 말고, 우선 생각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작성을 시작하라"라고 조언한다. 또한 "정기적으로 글을 수정하고, 동료나 지도교수에게 피드백을 요청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한다.
내 경험상, 논문 작성을 미루다 마감 직전에 서두르게 되면 질적으로 저하될 수밖에 없다. 연구 초기부터 메모와 기록을 꾸준히 남기고, 실험이 진행되는 대로 방법론과 결과를 작성해 나가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효과적이다. 대학원 초기 때 논문을 하나 쓰면서 느낀 것은, "실험을 시작할 때 어떤 그래프나 결과를 넣을지 구상하고 그에 따라 실험을 시작하면 훨씬 시간을 줄일 수 있다."라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그냥 큰 주제만 해서 실험을 하고 결과를 낸 다음에 그다음에 논문을 쓰기 시작한다. 그런데, 논문을 어떻게 쓸지 미리 생각을 하고 실험을 한다면 자연스럽게 실험의 전체적인 흐름에 따라 실험을 할 수밖에 없고 중간에 '어, 이건 논문의 이 쯤에 들어가기 애매한데? 수정해야겠다.'처럼 수정할 부분은 수정하게 된다. 비임상은 보통 이렇게 하고, 임상 역시 마찬가지지만 케이스 리포트의 경우 이미 있는 케이스를 말 그대로 보고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것과는 다르게 그냥 결과를 정리하고 이 케이스에서 어떤 점을 시사하는지 적으면 된다. 논문을 쓰기 전에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논문들을 최소 3개 이상 읽고 그 논문들에서 배우는 것'이다. 그러면 백지상태에서 시작하는 것보다는 더 수월하게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나중에 글로 서술하겠다.
4. 네트워킹과 학술 커뮤니티 참여
대학원 생활은 단순히 연구실에서 실험만 하는 것이 아니다. 책에서는 "학문적 성장을 위해서는 넓은 학술 커뮤니티와 교류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수의학 분야에서도 학회 참석, 세미나 발표, 공동 연구 참여 등을 통해 네트워크를 확장할 수 있다.
특히 수의학은 다양한 세부 전공(소동물, 대동물, 야생동물, 병리학, 미생물학 등)이 존재하므로, 자신의 전공과 관련된 전문 학회와 워크숍에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책에서는 "학회 참석 시 단순히 청중으로 있기보다는 적극적으로 질문하고, 발표자와 교류하는 것이 네트워킹에 효과적"이라고 조언한다.
또한 대학원 과정에서 형성된 인맥은 향후 진로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공동 연구, 추천서, 취업 정보 등 다양한 기회가 이러한 네트워크를 통해 제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책에서는 "평소에 도움을 주고받는 상호 호혜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한다. 몇 달 전에 학교에서 대학원생을 위한 진로 박람회 느낌으로 교수, 정출연, 대기업에서 일하는 분들의 이야기를 듣는 기회가 있었다. 그 중에서 교수님께서 미국으로 포닥을 가기 전에 미국 내 국내학회에 가서 네트워킹을 열심히 하면 그만큼 기회가 있을 것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나 역시 학부생 때 대외활동을 여러 번 했을 때 느낀 점은, 내가 열심히 여기저기 발로 뛴 만큼 얻는 것도 많다는 것이었고 이는 사회생활에서도 해당되는 것을 깨달았다. 박사 졸업을 앞둔 지금, 그 때의 열정으로 돌아가 다시 발로 뛰는 나가 될 예정이다.
5. 일-생활 균형과 정신 건강 관리
대학원 생활은 종종 높은 스트레스와 압박감을 동반한다. 책에서는 "연구 생산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휴식과 자기 관리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이는 수의대 대학원생들에게도 매우 중요한 조언이다. 특히 동물 실험이 포함된 연구는 주말이나 공휴일에도 관리가 필요한 경우가 많아 일-생활 균형을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 책에서는 "다른 연구실 구성원들과 일정을 분담하고, 명확한 경계를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또한 스트레스 관리를 위한 다양한 방법도 제시한다:
- 규칙적인 운동: 신체 활동은 스트레스 해소에 효과적이다.
- 취미 활동: 연구와 무관한 활동을 통해 정신적 균형을 유지한다.
- 사회적 지지망: 동료, 친구, 가족과의 교류를 통해 정서적 지원을 받는다.
- 마음 챙김과 명상: 현재에 집중하는 연습을 통해 불안감을 줄인다.
내 경험상, 대학원 초반에는 모든 시간을 연구에 투자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컸지만, 오히려 적절한 휴식과 취미 활동을 통해 더 효율적으로 연구할 수 있었다. 책에서 제안하듯이 "완전한 일-생활 분리는 어렵더라도, 의식적인 경계 설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깨달았다. 특히 임상 대학원생들의 경우에는 매일 밤늦게까지 일하고 퇴근해서 잠만 자고 출근하는 경우가 많다. 그나마 여유로운 주말에는 공부하느라 바쁘겠지만, 나는 연차가 쌓일수록 체력의 중요성을 실감하는 중이다. 무엇보다 요즘 수면의 질에 관심이 많은데 평일에는 잠을 많이 못 자더라도 주말에는 하루 정도는 푹 자서 수면 부채를 그나마 줄여주는 것을 추천한다 (물론 이렇게 주말에 잠을 몰아서 자는 것도 좋지 않다고 하지만, 대학원생의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또한, 취미도 하나쯤은 만들어 두는 것을 추천한다. 우리가 취미를 가지는 이유는 바쁜 일상생활에서 벗어나 나 자신을 정신적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나게 하고자 한다. 예를 들어, 드럼과 같은 악기를 배워서 일주일에 하루쯤은 거기에 몰입할 수도 있고 아니면 매일 운동을 하는 게 취미가 되면 건강도 좋아지고 주기적인 취미도 가지게 되는 일석이조가 될 것이다. 하나 더, 연애를 할 수 있으면 연애를 해보자. 사실 이건 대학원 생활이 아니라 일상생활에도 해당된다. 그러나 힘들 수밖에 없는 대학원 생활에서 가족뿐만 아니라 나를 항상 응원해 주고 기댈 수 있는 존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큰 힘이 된다. 거기에 대학원생들은 대부분 결혼적령기의 나이기 때문에 미래를 함께할 수 있는 동반자를 슬슬 만나야 할 때인 것도 있다.
결론: 대학원 생활, 고통 속의 성장
『대학원생 때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시리즈는 대학원 생활을 더 효과적으로 헤쳐 나가기 위한 실질적인 조언들을 제공한다. 이 책의 내용을 수의대 대학원 상황에 적용해 보면, 지도교수와의 관계 설정부터 연구 주제 선정, 시간 관리, 논문 작성, 네트워킹, 연구 윤리, 일-생활 균형, 미래 진로 계획까지 다양한 측면에서 도움을 얻을 수 있다.
대학원 생활은 분명 도전적이고 때로는 고통스러운 과정이지만, 이 과정을 통해 학문적으로나 인성적으로 큰 성장을 이룰 수 있다. 결이 조금 다르지만, 반수, 삼수의 수험생활은 다시는 하고 싶지 않지만 내적으로 단단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책에서도 강조하듯이 "대학원은 단순히 지식을 습득하는 곳이 아니라, 독립적인 연구자로 성장하는 과정"이다.
수의대를 졸업하고 대학원 진학을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는, 미리 알고 준비한다면 불필요한 시행착오를 줄이고 더 의미 있는 대학원 생활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조언이 수의대 대학원 상황에 완벽히 들어맞지는 않겠지만, 기본적인 원칙과 마음가짐은 학문 분야를 불문하고 보편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 특히 비임상 대학원에 진학하고자 하는 분들께 정말 추천하고 싶다. 그러면 대학원 생활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특히 선배가 없는 대학원생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대학원생은 정말 많은 감정들을 마주하게 된다. 실험 결과가 좋게 나와서 뿌듯해해도 다른 문제 때문에 스트레스받을 때도 있고, 한 번씩 안 좋은 일들이 몰아서 터질 때는 멘털을 잡기가 힘들다. 거기에 또래들은 다 돈을 벌고 있거나 결혼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존감이 떨어지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나는 왜 대학원에 왔는가?'를 다시 생각해 보길 바란다. 본인이 왜 귀중한 시간과 돈을 투자해서 대학원에 왔는지, 그래서 이 기간 동안 어떻게 살아야 나를 더 성장시킬 수 있는지 생각해 보자. 생각보다 초심을 되찾고자 하는 일들이 많이 온다. 그럼에도 정말 참을 수 없을 정도로 힘들다면 휴학을 해서 신체와 정신의 건강을 먼저 챙기자. 뭐가 됐든 본인의 건강이 제일 중요하다. 대학원을 다니다가 고민되는 점이 있으면 언제든지 댓글을 달아주길 바란다. 나 역시 예비 박사일 뿐이지만, 내 경험이 그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대학원 생활을 시작하는 수의대 졸업생들과 수의사들에게 이 책과 함께, 자신만의 여정을 즐기고 의미 있게 만들어 나가기를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