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크 선데이, 라이크 레인(Like Sunday, Like Rain) 리뷰 - 어린이에게 필요한건 사랑이다
가슴이 아직도 먹먹하다.
요즘 액션영화만 계속해서 즐겨보다가 오랜만에 잔잔한 영화를 보게 되었는데 글을 쓰는 지금도 여운이 남는다.
이런 드라마 장르의 영화는 자칫하면 지루해질 수 있다. 이 영화를 보는 누군가는 "아, 지루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나는 지루하지 않았다.
영화의 이야기는 단순하게 말하자면 "한 소년과 20대 여성의 만남과 헤어짐"이다.
어떻게 보면 너무 정형화된 것 같지만 감독은 이 과정을 보는 사람의 감정을 자극할만큼 잘 표현했다.
영화의 주인공인 소년은 소위 "금수저"다. 개인적으로 나는 이렇게 금수저, 은수저, 동수저를 나눈다는 것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고 기준도 모르겠지만 이 친구는 금수저를 뛰어넘는 다이아수저라고 할 수 있다.
집값 비싸기로 유명한 뉴욕에서 엄청나게 큰, 발코니만 15개에 달하는 저택에 사는 소년은 하고 싶은 것을 다 하면서 산다. 한국의 대치동 키즈들과는 달리 학원은 전혀 다니지 않고 가끔은 5만원이 넘는 샐러드를 먹으며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 일상생활을 보낸다.
아, 폐인처럼 외부와의 소통을 차단하며 산다는 것이 아니다. 진정한 친구는 한명밖에 없지만 매우 바르게 자라고 있는 친구였다. 18개월부터 글을 읽기 시작한 소년은 천재로써 또래친구와는 다르게 매우 조숙하다. 몸만 12세일뿐, 항상 책을 읽고 가끔은 음악을 작곡하기도 하며 첼로를 연주하기도 하는 빠질게 없는 모범생이다.
반대로 여주인공은 소년과는 다르게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경에서 자랐다. 식당에서 일하다가 남자친구 때문에 짤리게 되고 일자리를 찾는데 이 소년의 보모로서 그를 만나게 된다. 영화는 자라온 배경이 다른 둘의 만남을 중심으로 서술하고 있다.
서로의 가치관이 다르기에 충돌하는 장면을 일부러 연출할 수도 있겠지만 감독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오히려 현실적이고 냉정해보였던 소년이 따뜻한 감성으로 보모 누나와 교감하게 된다. 물과 기름 같았던 사이가 알고보니 비눗물과 기름같은 사이가 되어 서로 섞이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각종 지식을 방출하며 자신의 교양을 뽐내던 매우 조숙한 아이가 왜 그녀를 만나면서 아이스크림이 녹듯이 소년감성이 드러나게 되었을까? 그건, 자신을 이해해주는 누나를 만났기 때문이다.
둘 사이에는 음악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여자는 줄리아드 음대에 합격할 정도로 실력은 뛰어났지만 등록금이 없어 음악을 포기하게 된다. 반대로 소년은 음악을 작곡하며 첼로를 감미롭게 연주한다.
실제로 영화의 배경음악으로 잔잔한 클래식이 계속해서 나온다. 내가 바이올린을 연주한 적이 있었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아직도 노래가 머릿속에 맴돈다.
하고 싶은 건 다 하며 살지만 소년에게 부족한 것이 딱 한가지 있었으니 바로 사랑이었다. 엄마는 일 때문에 바빠 그에게 필요한 말만 한다. 그렇다보니 소년은 자기 자신에게 충실하게 되고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정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나는 이 아이의 기분을 잘 안다. 경제적 환경도 다르고 머리 좋은 것도 아니지만 어릴 때부터 다른 사람과는 다른 가정환경에서 자란 나로써는 그가 왜 그렇게 조숙하게 되었는지 잘 알고 있다. 나도 그와 비슷한 나이에 조숙하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이런 말을 하기는 좀 그렇지만 모범생으로써 어른들이 하라는 대로 쭉 살아왔다.
물론, 나도 성인이 되었기에 아직도 어른들의 말씀대로 살지는 않는다. 이런 친구들은 어린 나이에 일찍 자신의 가치관을 형성하게 된다. 그것도 올바르게. 왜냐하면 오로지 자기가 접하게 되는 것은 책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마음 속에서는 애정결핍이라는 조그마한 아이가 저 구석에서 숨어있었을 것이다. 주인공도 그렇다. 정말 문제없어 보이지만 다른 보모들과는 다르게 자신을 이해해주는 누나를 만나며 내면의 소년감성이 드러나게 된다.
이 아이의 감성은 영화 마지막 부분에 폭발하게 된다. 이렇게 돈에 집착하지 않고 자신을 이해해주는 사람이 없었으니 누나와 헤어지기 정말 싫어한다. 한번도 눈물을 보이지 않던 그가 결국은 울음을 터뜨리며 자신의 마음을 고백한다. 이 장면을 보며 "아, 얘도 어린아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것을 완벽하게 갖춘 그가 딱 한가지, 사랑이 부족했던 것이다.
혹시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서 자녀가 있는 부모님이라면 정말 자녀에게 사랑을 표현하고 있는지 다시 생각해보셨으면 한다. 나는 가장도 아니고 20대 초반의 대학생일뿐이지만 사랑을 못받는다는 것이 얼마나 외로운 일인지를 알기 때문에 이렇게 말씀드리는 것이다. 자녀를 사랑하지 않는 부모님은 없지만 지금이라도 자식들을 사랑스럽게 바라보자.
사랑받는다는 것은 참 행복한 일이다.
<End>
새벽이라 그런지 감수성에 터져 이런 글을 쓰게 되었다. 아래부터는 다소 가벼운 내용들이니 부담없이 읽어주셨으면 한다.
영화를 보면서 인상깊었던 점이 두가지 있었다.
1. 화장의 놀라움
주인공은 처음에 다소 칙칙한 화장을 하고 일상생활을 보낸다. 힘든 생활이 그녀의 얼굴에 그대로 드러나있는 듯하다.
이렇게 좀 진한 화장을 했는데 보모로 취직하면서 화장을 연하게 하라는 조언을 받게 되고 화장을 연하게 한다.
ㅇ ㅏ.. 너무 청순하다. 이 화장이 백배천배 낫다.
이후로 계속 이런 연한 화장으로 나오는데 정말 이쁘다는 말밖에 안나오더라.
이 여배우의 이름은 Leighton Meester로 유명 미드 <가십걸>에 나온 적이 있다고 한다. 이 영화가 주연으로서 연기하는 첫 영화란다.
참 화장은 놀라운 기술인 것 같다.
2. 꼬마 소년의 연기력
내가 너무 외적인 부분만 본 것 같은데, 여주인공의 연기력도 상당하고 꼬마 소년의 연기력도 괜찮았다.
무엇보다 이 친구도 잘생겨서 나중에 마의 16세를 넘기고 어떻게 변할지가 궁금하다.
딱 자기 나이에 맞는 연기를 해서 그런가, 개인적으로는 역할을 잘 소화했다고 생각한다.
꼬마의 이름은 Julian Shatkin.
실제로 뉴욕의 공립학교에 재학중이며 이 영화가 배우로서의 데뷔작이란다. 데뷔작치고는 정말정말 괜찮은 연기를 했다.
앞으로가 기대되는 소년이다.
마지막으로, IMDb의 평점과 베스트 리뷰를 보며 이 리뷰를 마치고자 한다.
나의 한줄평은 "잔잔한 음악으로 마음을 힐링해주는 영화".
IMDb : 6.9 / 10
베스트 리뷰 제목 : Meester(여주인공)은 엘레노르(극중역할)로써의 역할을 완벽히 소화했다
2015.08.01 by DavidMovieReview (United States)
★★★★★★★★☆☆
Julian Shatkin (꼬마 소년)은 그의 나이를 생각하면, Reggie(레지)라는 이름의 10대 소년 학자를 꽤 잘 연기했다. 그러나 감독겸작가인 Frank Whaley는 그의 잠재력을 더 끌어올릴 수 있었다. 그 역할은 Whaley가 더 폭넓은 감정표현을 하도록 했으면 지금보다 잘 표현될 수 있었다. (그리고 내 관점에서 작가가 각 캐릭터를 동일하게 잘 서술하도록 달래는 것이 감독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재밌는건 이 감독은 작가로써의 자신과 그런 소통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영화 초반에 소년의 고립은 그의 엄마가 여행 때문에 그를 떠나면서 당연한 결과였다. (Debra Messing은 연기를 잘했지만 얼마나 아들이 감정적으로 버림을 당했는지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그녀의 역할은 제한적이었다.) 소년은 친구를 "때리기도" 하지만, 자신을 거의 이해하지 못하는 어른들과 아이들을 대하면서 오는 좌절감과 비교하면 그의 연기에는 충분한 감정이 실리지 않았다. 특히 충분한 화가 잘 표현되지 못했다. 나는 그의 캐릭터가 이 부분에서 어느정도 생생함을 잃었다고 생각한다.
대조적으로, Whaley는 Elenaor(보모)의 감정을 끌어올릴 수 있었고 Leighton Meester는 결국 그녀의 감정을 정말 잘 표현했다.
영화가 끝난 후 나는 Leighton이 그녀의 역할을 잘 연기하지 못했던 순간을 찾아보려고 애썼으나 딱히 그럴만한 장면은 없었다. 이것이 그녀의 연기가 얼마나 뛰어났는지를 잘 증명한 것이다. 처음 남자친구와의 대립에서 나오는 그녀의 강렬함은 우리가 뒷부분에서 그녀의 가정환경을 이해하며 당연하다고 느꼈다. 한 아름다운 젊은 여성이 엉망진창인 곳에서 나오는데 우리는 그녀가 레지(소년)를 향한 모성애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잘 캐치할 수 있다. 그녀는 그의 특출난 똑똑함과 더불어 그를 있는 그대로 정확히 도와준다. 결국 그가 나중에는 그녀의 숙원을 풀어주기조차 한다. 그녀의 성격은 연약하지 않다. 자신만의 계획이 있으며 그만큼 자신의 마음을 잘 다스린다.
전체적으로 영화는 볼만한 가치가 있다. 이 영화는 당신을 감동시킬 것이며 당신은 어린이들이 무엇을 조금 더 필요로 하는지 이해하게 될 것이다. 그들은 사랑이 필요하다. Leighton Meester는 확실히 그런 사랑을 자신의 마음 속에 가지고 있고 그녀의 연기는 그녀와 Whaley 모두에게 칭찬받을만한 가치가 있다. 그래, 여배우와 작가/감독 모두 Eleanor을 정확히 잘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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