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깨달았지만 그 상황은 그렇게 재밌지는 않았다. 사실, 그 때도 별로 재미 없었다. 프랭크 리베리는 프리킥을 준비하기 위해 그라운드에 공을 놔두면서 심판의 신발끈을 잡아당겨 풀었다. (영상) 그 경기는 친선전도, 올스타 팀을 상대로 하는 보여주기식 경기도 아니었다. 공식 경기인 독일컵 경기였고 그가 사소한 "장난"을 치자마자 사람들 간에는 논쟁이 시작됐다: 만약 남자 심판이었어도 그런 행동을 했을까?
왜냐하면 그 경기는 비비아나 스타인호스의 심판 경력 역사상 가장 중요한 경기였기 때문이다. 10년동안 분데스리가 2부에서 심판을 했지만 역사상 최고의 팀이라고 꼽히는 바이에른 뮌헨의 경기 심판을 처음 맡은 것이었기 때문에 사람들의 관심은 더욱더 커졌다. 바이에른은 Chemnitzer를 상대로 지난 토요일 5:0으로 승리했다. (리베리가 그녀의 신발끈을 풀었던건 3:0으로 이기고 있던 중이었다) 그러나 그 사건은 뮌헨의 승리와 스타인하우스의 능력을 덮고 말았다.
그러면 어떻게 스타인하우스(38)는 반응했을까? 그녀는 장난스럽게 팔꿈치로 콕 찌르고 계속 경기를 진행시켰다. 충분히 스포츠 정신에 어긋나거나 모욕적인 행동을 했다는 이유로 카드를 줄 수 있었지만 관대한 결정을 내렸고 아마 그것이 올바른 판단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의 심판 경력을 뒤져봐도 상황 판단력 하나는 꾸준히 뛰어났다. 스타인하우스의 아버지는 심판이었기 때문에 그녀는 어릴 때부터 그의 발자취를 따르길 원했다. Bad Lauterberg의 선수로 뛰는 동시에 독일 경찰의 수석 조사관으로 승진하기도 했다. 그리고, 심판 경력이 시작됐다: 여자 분데스리가의 경기들을 맡았고 1999년 20살의 나이에 처음으로 남자 경기의 심판을 맡았다. 그녀는 남자 분데스리가 경기(2007-08)에서 제 4심판을 맡은 역사상 첫 여자 심판이었으며 2011년에는 여자 월드컵 결승을, 지난 시즌에는 여자 챔피언스리그 결승의 심판을 맡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데스리가 심판을 보지 않겠냐는 전화가 올 것이라고는 자신조차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 "너무 놀라서 말도 못했죠," 독일 축구 협회(DFB)의 심판장인 Lutz Michael Frohlich가 그녀에게 2017-18 시즌부터 분데스리가 심판이 될거라고 전화한 후에 자신의 감정을 말했다. "믿을 수 없었던 동시에 기쁘기도 했고 행복하기도 했고 편안하기도 했고 궁금하기도 했어요. 막 롤러코스터처럼 감정이 요동쳤어요." 스타인하우스가 말했다.
"분데스리가 심판을 보는 것은 항상 제 꿈이었습니다. 그 꿈이 현실이 됐다는게 너무 기뻤어요. 이제까지 노력한게 결실을 맺었다고 생각하고 한편으로는 계속해서 열심히 일할 아주 큰 동기가 됐어요."
이 뉴스는 많은 축구계 관계자들의 칭찬을 불러일으켰다. 맨체스터 시티의 미드필더 일카이 권도간은 트위터에 유창하게 140자로 말했다. "새로운 챕터는 항상 그 챕터를 쓸만한 용기를 가진 사람을 필요로 합니다. 스타인하우스, 난 당신을 존경합니다. #스타인하우스! #분데스리가"
DFB 회장인 라인하르트 그린델이 말했다: "그녀의 커리어를 몇년동안 쭉 지켜봤고 결국 분데스리가 심판을 맡게 된 것이 정말 기쁩니다. 그런 결정을 한 심판 위원회에 관한 사람들의 칭찬은 당신이 열심히 노력하고 그만큼 실력이 좋다면 어떤 성별을 가지든지 상관없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많은 소녀들에게 동기부여가 되길 바랍니다."
이번 주말에 맡은 경기가 없었던 스타인하우스는 과거에 논쟁을 불러일으키곤 했다. 대부분 남자 선수들은 그녀가 존경받을 만 했기에 존경심을 보였지만 어떤 사건이 발생했을 때 그저 그녀가 여자라는 이유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밖에 없었다. 2010년 10월, 그녀는 신문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헤르타 베를린의 피터 니에메이어는 실수로 그녀의 가슴을 만졌다. 어깨를 툭툭 치려고 했지만 그 손이 아래로 내려가버린것이다. 독일 신문들, 특히 타블로이드들은 그 사건을 대대적으로 다뤘다.
2015년 2월, 스타인하우스는 또다시 뉴스에 나왔다. 포르투나 뒤셀도르프의 미드필더 케렘 데미르바이가 성차벌적인 발언을 했다는 이유였다. "여자가 남자들이 뛰는 경기에 있으면 안되지" 그녀는 그에게 두번째 옐로카드를 주었고 결국 퇴장당했다.
이후 스타인하우스에게 사과의 전화를 했던 데미르바이는 5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았다. 스타인하우스는 별 감흥이 없었다. "왜 심판을 보는게 죄죠? 그런 사건들이 주는 메세지가 뭘까요? 어떤 사람이라도 심판을 볼 수 있습니다. 따로 장비도 필요 없고, 학위도 필요없습니다. 심판이라는 직업이 대단한 이유죠."
2014년 10월, 바이에른이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와 0:0으로 비겼을 때 당시 바이에른의 감독이었던 펩 과르디올라는 제 4심판을 맡고 있던 스타인하우스에게 걸어가 다소 거들먹거리며 그녀의 어깨를 감쌌고 경기장을 향해 거칠게 손짓했다.
스타인하우스는 프로답게 간단한 움직임으로 그의 팔을 벗겨냈고 경기에 계속 집중하며 그와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너.가.누.구.든.지.관.심.없.어.니.팔.치.워."를 표현하는 똑똑한 방법이었다.
5월 Suddeutsche Zeitung과의 인터뷰에서 스타인하우스는 분데스리가로 승격된 자신에 대한 전세계적인 관심에 대해 놀랐다고 말했다. "거대한 폭풍에 들어가는 듯 했어요. 폭력적이었죠. 저는 절대 성차별을 극복하기 위해 심판을 시작한 게 아니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문제에 대해 잘 대처해야죠. 왜냐하면 제 주변에는 그걸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거든요."
그리고 그녀가 덧붙였다: "적어도 저는 제가 좋아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고 있고 그것이 바로 축구 경기 심판입니다."
출처 : Guardian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