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대는 알다시피 예과 2년 + 본과 4년, 총 6년의 커리큘럼으로 구성되어 있다. 예과 때는 교양과목을 비롯한 기초 전공 (수의학용어, 해부 - 골학 등) 과목을 배우고 본과 1,2학년 때는 기초 및 예방 수의학을, 본과 3학년 때는 임상 수의학을 배우고 본과 4학년 때는 병원 로테이션을 돈다.
이전 글에서 말했듯이, 예과 생활을 더 알차게 보내기 위해서는 대외활동과 봉사활동을 다양하게 하며 수의대와 전혀 상관없는 사람들을 만날 것을 추천한 바 있다. 이번 글에서는 그런 대외활동과 봉사활동을 어떻게 할 수 있는지 알려주고자 한다.
<IVSA>
IVSA는 International Veterinary Students' Association의 약자로, 말그대로 세계 수의대 학생 협의회를 말한다. 전세계 수의대생들이 가입되어 있으며, WVA (세계수의사회) 및 OIE (동물보건기구), FAO (세계농업기구)와 협력하고 있는 비영리단체다.
여러분들이 수의대에 입학한다면, 예과 1학년 초반에 IVSA에 가입하라는 IVSA FO의 말을 듣게 될 것이다. FO는 Faculty Officer의 약자로, 학교마다 1명씩 있으며 IVSA 한국지부의 행사 홍보 및 기타 활동을 담당한다. 우리 학교의 경우 새내기배움터 때, 홍보영상을 보여주며 IVSA를 홍보하고 나중에 FO가 예과 1학년만 따로 모아서 IVSA 가입을 권유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IVSA를 가입할 수 있으면 되도록 하길 바란다. IVSA에 가입하지 않으면 회칙상 IVSA 활동에 신청할 수 없으며 가입비는 만원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웬만하면 가입하길 바란다.
근데 정확히 어떤 활동을 하기에 IVSA를 가입하라고 하는걸까? IVSA는 6개월에 한번씩 Symposium과 Congress를 주최한다. 이는 매 행사마다 개최국가가 바뀌며 우리나라의 경우 내년 1월, 즉 곧 Symposium을 주최한다. Symposium과 Congress 모두 General Assembly, 즉 회칙 수정과 같은 회의가 주 목적이며 일정이 끝난 후에는 다양한 나라에서 온 사람들과 재밌게 술을 마시며 논다. (사실 이 때가 제일 재밌다.)
위에서 말한 행사뿐만 아니라 한국지부 자체적으로 다른 나라 수의대생들을 한국으로 초대해서 하는 지역행사가 있고, 다른 나라의 IVSA 지부와 협력하여 행사를 주최하는 일종의 Exchange event, 그리고 조금 더 범위를 넓히자면 Asia conference 역시 존재한다. 나는 예과 1학년 때 처음으로 미국에서 열린 Congress에 참가했지만, 경쟁률이 나날이 높아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지원하면 붙기 쉬운 한국에서 열리는 행사나 아시아 컨퍼런스에서 먼저 외국 수의대생들과 어떻게 영어로 이야기하는지, 다른 나라 문화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체험하고 그 다음에 제일 큰 행사인 Symposium과 Congress에 지원하길 바란다.
사실, 참가비 (사전행사 or 사후행사 + 본행사 - 약 70만원정도) 와 비행기 값, 그리고 기타 비용을 생각하면 그 돈이면 친구랑 여행하는게 더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고 6년동안 수의대를 다니며 IVSA 행사를 단 한번도 참가해보지도 않은 선배들이 많았다. 그럼에도 내가 이 활동을 추천하는 이유는 첫번째, 다른 나라 수의대생을 여행에서 우연히 만나기는 어려우며 두번째, 그들과 이야기해보면 '수의대'라는 공통점으로 서로 유대감을 느낄 수 있고 세번째, 외국인들과 영어로 이야기해보는게 영어가 늘기 가장 쉽고 네번째, 사람마다 다르지만 나는 너무나도 좋은 추억이었기 때문이다. 보통 예과 때 IVSA 행사를 많이 가기 때문에, 늦어도 본과 2학년이 끝나기 전까지는 IVSA 행사에 한번쯤 지원했으면 좋겠다.
IVSA 한국지부 홈페이지 : 링크 / IVSA 행사에 지원하거나 궁금한게 있으면 홈페이지에 방문해보자.
<기타 대외활동 및 봉사활동>
수의대생의 경우 IVSA는 학번 공지방에도 자주 행사 지원공고가 올라오기 때문에 그나마 접근성이 높다. 그러나 나의 경우 이것말고도 다른 활동들을 많이 했는데 어떻게 지원하는지 알려주고자 한다.
① 학교 홈페이지 - 학사공지
전국에 어느 수의대를 가든 학교 홈페이지의 학사공지에는 정말 다양한 공고가 올라온다. 위는 이번 겨울에 진행하는 해외봉사 모집 공고인데, 이런 봉사활동뿐만 아니라 장학금 지원, 셔틀버스 등 정말 다양한 중요한 공고가 올라오기 때문에 하루에 한번씩 꼭 학교 학사공지를 확인하길 바란다. 이 외에도 수의과대학 홈페이지 (전북대학교의 경우 여기) 에는 실습 모집 공고도 올라오기 때문에 자주 확인하자.
② 네이버카페 - 스펙업, 독취사 등
스펙업과 독취사 (독하게 취업하는 사람들) 와 같은 네이버 카페는 사실 수의대생보다는 일반 대학생들이 취업을 위해 스펙을 쌓는 대외활동 및 봉사활동이 올라오는 사이트다. 하지만, 우리의 경우 일반 기업에 취업하기 위해 스펙을 쌓는 일이 거의 없으니 그저 순수하게 다양한 활동을 하고 싶어 방문하게 된다.
나같은 경우 스펙업을 하루에 한번씩 들리는데, 매주마다 대외활동을 정리해서 올라오는 [대외활동 리스트]와 주로 봉사활동이 올라오는 [국내봉사] 를 확인한다. 자기가 관심이 있는 활동을 클릭하면 어떻게 지원하는지 다 나오기 때문에 하란대로 열심히 하면 된다. 대외활동을 지원할 때 팁을 하나 주자면, 지원동기를 쓰라는 활동들이 대부분인데 자신이 이러이러한 이유로 정말 이 활동을 하고 싶다는 절실함을 보여주면 웬만하면 다 붙는다. 그리고 하나하나 하다보면 다음에 지원할 때 '이런이런 활동을 했는데 저런 점이 인상깊어서 이 활동에 지원하겠다' 고 쓰면 자신의 경험을 어필할 수 있는 매우 좋은 방법이다.
③ 에브리타임 - 대외활동 게시판
에브리타임은 대학생이라면 한번쯤은 들어봤을법한 어플이다. 나는 시간표로 이 어플을 사용하고, 예과 1학년때 전주에 있을 때는 다른 과 사람들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 자유게시판과 연애게시판 등 다양한 게시판을 눈팅했었다. 내가 14학번으로 다른 학교에 다녔을 때는 그냥 시간표와 게시판만 있었지만 요즘 보니 대외활동 게시판도 있어 다양한 활동들이 올라온다. 내가 직접 에브리타임에서 발견해서 대외활동을 지원한 적이 없지만, 그래도 이런 곳도 있다는 정보를 알려주고 싶어 에브리타임도 집어넣었다.
사실 웬만한 대외활동은 스펙업 같은 네이버 카페에서 다 볼 수 있다. 나도 학교 홈페이지보다는 스펙업에서 모두 지원했고 많은 활동들을 지원했지만 떨어졌고 그만큼 붙어서 많은 추억들을 만나고 왔다. 수의대생으로써 다양한 대외활동들을 지원할 것이지만, 동물이나 환경쪽으로 전공과 관련 있는 쪽으로 지원하면 재밌어서 할 맛도 나고 나중에 졸업하고 나서도 연락할 인연을 만날 수 있으며 붙기 쉽다. 하지만, 예과 때는 전혀 상관없는 봉사단이나 기자단, 마케팅 관련 해서도 여러 활동들을 하며 인맥을 넓혀보자. 세상을 보는 시야가 넓어질 것이다.
내가 했던 활동들과 봉사활동은 나중에 기회되면 소개하도록 하겠다. 너무나도 많은 활동들을 했고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나 그만큼 여러가지 일들이 많아 일일이 기억하고 정리하기에는 시간이 조금 걸리기 때문이다.
다음 이야기는 정말 힘들었던 본과 1학년 생활에 대해 쓰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