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드디어 잠잠해지나?’
불과 한 달 전, 여러 언론들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한자리수를 며칠 연속으로 유지하면서 코로나19 종식에 대한 사람들의 희망이 부풀기 시작했다. 초/중/고 대면 개학 이야기도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했고 사람들이 다시 몇 달 전 일상으로 돌아가는 듯 했다. 하지만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이태원 클럽을 중심으로 다시 확진자 수가 증가하기 시작했고 마치 눈덩이가 산 꼭대기에서 내려오면서 커지듯이 전국적으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나면서 사람들의 일상은 많이 바뀌었다. 질병관리본부에서도 “코로나19 발생 이전의 세상은 이제 없다”고 말하기도 했고 회사/학교 등 비대면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은 비대면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대중교통을 탈 때도 마스크 없이는 못 타도록 규정이 생기기도 했다.
‘언택트 (Untact)’
‘콘택트(contact : 접촉하다)’에서 부정의 의미인 ‘언(un-)’을 합성한 말로, 기술의 발전을 통해 점원과의 접촉 없이 물건을 구매하는 등의 소비 경향을 의미한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됨에 따라 ‘언택트’는 우리의 일상이 되었다.
질병관리본부 국민소통단 4기 활동도 그렇다. 처음 지원할 때 3기 단원분들의 후기를 찾으면서 오프라인으로 다 같이 만나 활동하는 사진들을 보며 이번에도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 하지만, 상황이 이렇다보니 그렇지 못하게 됐고 이번 팀별 회의도 대면이 아닌 비대면으로, ‘온택트(Ontact = Online + Contact)’ 회의로 진행되었다. 이 글에서는 비대면으로라도 진행되었던 우리 해외감염병예방파트 전라/경상 팀원들의 이야기를 풀어보고자 한다.
처음 팀이 나눠질 때부터 알고 있었지만, 다른 팀은 모두 서울/경기, 수도권에 거주하는 분들인 반면 우리 팀은 모두 수도권이 아닌 지방에 사는 학생들이다.
종훈님은 간호학과 4학년으로 한창 실습 때문에 되게 바쁘다. 코로나19에 특히 노출될 수 있는 병원에서 하루내내 마스크를 쓰면서 실습한다는걸 들으면서 정말 고생이 많다고 느꼈다. 예전에 간호학과 다니는 지인이 있었는데 그 때도 이야기를 들었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더더욱 대단하다고 느낀다.
지우님은 경영학과 3학년에 재학중인 학생이다. 예전에 예과 1학년 때 교양으로 경영학과 친구들이 많은 수업에 가서 수업을 들은 적이 있었는데, 그 때 봤던 친구들과 느낌이 비슷했다. 막 발표를 잘할거 같고 그런 느낌?
처음에 카카오톡 페이스톡으로 진행하려고 했지만 그룹톡에서는 그게 안되는 것 같았다. 그래서 온라인수업을 주로 듣는 zoom으로 온택트 회의를 진행했다. 마치 교양 조별과제에서 다른 과 사람들을 처음 만난 것처럼 살짝 어색했지만 하나 둘씩 이야기를 하다보니 편해지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세 명 다 학생이다보니 비대면수업 이야기가 가장 많이 나왔다. 우리 학교를 포함한 많은 학교가 이론 수업을 모두 비대면 수업으로 하면서 어떤 교수님들은 녹화된 영상을 올려주시고, 어떤 교수님들은 실시간으로 zoom이나 google meet을 이용해서 실시간 수업을 하시기도 한다. 또한, 수업이 비대면으로 진행되다보니 시험도 비대면으로 보기에는 요즘 계속 컨닝 논란이 나오고 있어 과제물로 대체하는 편인데, 매주 과제를 하다보니 다른 학기보다 더 부담스러운 편이다.
이 주제를 이야기하면서 가장 인상깊었던 건 지우님이 친구들과 화상통화를 하면서 술집에서 술을 마시기에는 위험하니 집에서 술잔을 카메라에 대고 ‘짠’ 하면서 마신다는 것이었다. 나도 한번 나중에 친구들이랑 심심할 때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 생활 속 거리두기 핵심 5대 수칙
1. 아프면 3일~4일 집에 머물기
2. 사람과 사람 사이, 두 팔 간격 건강 거리 두기
3. 30초 손씻기, 기침은 옷소매로
4. 매일 두 번 이상 환기하고 주기적으로 소독하기
5. 거리는 멀어져도 마음은 가까이
다음으로는 생활 속 거리두기 핵심 5대 수칙을 보면서 느낀점을 한번씩 말해보았다. 요즘 대중교통, 특히 지하철이나 기차를 타면 이와 비슷한 영상들이 자주 나오곤 한다. 우리들은 이 영상을 보면서 솔직하게 느낀 점들을 각자 말했다.
모두 공통적으로 2번이 실내생활에서 지키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느꼈다. 이 때는 대중교통에서 마스크를 써야 한다는 규정이 생기기 전이라 대중교통에서 현실적으로, 특히 출퇴근시간에 2m 거리 두기를 하는건 불가능하다고 말했지만 다행히 마스크를 써야 한다는 규정이 생겨 어느정도 애로사항은 줄어들었다. 하지만, 이외에도 실내공간에서 밥을 먹을 때는 마스크를 벗어야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초/중/고 점심시간에 아크릴판으로 구간을 나누는 것처럼 그런 규정들을 회사나 다른 공간에도 적용시켜야 한다는 점에 다같이 공감했다.
하지만 이렇게 상황이 쉽지 않아도, 5번 거리는 멀어져도 마음은 가까이처럼 힘든 상황일수록 서로 잘 챙겨주면서 이겨나가야하지 않나 싶다.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되기 시작되면서 가장 체감할 수 있는 것은 확실히 지인들과의 약속이나 모임이 많이 줄었다는 것이다. 한창 확진자 수가 폭증하던 3~4월에는 정말 중요한 약속들도 다 취소했고 그나마 요즘에는 간간히 나가는 편이다. 동기들이랑 PC방이나 코인노래방도 자주 가는 편이었는데, 이번 학기에는 단 한번도 가지 않았다. 다른 팀원분들도 밀폐된 실내공간을 잘 가지 않는 편이라고 했다.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한 생활방역 수칙은 외출 후 손씻기, 그리고 마스크 쓰기가 아닐까 싶다. 이 둘만 지킨다면 코로나19 백신/치료제가 개발될 때까지는 코로나19가 지금보다는 덜 전파될 것이라고 믿는다.
그렇게 약 1시간의 회의가 끝났다. 만약 코로나19 사태가 안 일어났으면 지금쯤 우리 팀원들 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도 만날 수 있었을 것이고 또 원래 계획되어 있던 여러 장소들을 방문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라도 팀원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어떤 사람들인지 어느 정도 알 수 있었고 확실히 얼굴을 보면서 이야기하니 그 전보다 친근한 느낌이 들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적어도 올해는 계속해서 이런 상태로 쭉 갈 것이라고 한다. 어느 때보다 힘들고 불편한 상황이지만, 생활 속 거리두기 핵심 수칙 5번처럼 거리는 멀어도 마음만은 가까이 하는, 우리나라의 ‘정(情)’ 문화는 계속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