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름은 5월 말에 갑자기 더워졌다가, 최근에는 계속된 장마로 작년만큼은 덥지 않다. 실제로 7월 1~15일 사이 일 평균기온은 작년에 비해 1도, 최고기온은 무려 2도나 낮다. (출처 : ‘진짜 여름’ 아직 안왔다?, 동아일보) 그러나 장마전선이 아직 계속해서 남쪽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무더운 공기에 밀려 북상한다면, 그때서야 ‘진짜 여름’이라고 할 수 있기에 아직 방심할 수 없다.
항상 여름만 되면 ‘열사병으로 인한 사망’ 뉴스를 간간히 듣곤 한다. 특히 농촌에 계신 어르신들은 밖에서 일하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그만큼 열사병에 노출될 위험이 높다. 더군다나 올해 유행하는 코로나19는 60대까지는 치명률이 3% 미만인 데 반해, 70대는 9.4%, 80대 이상은 무려 25.3%의 치명률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에 (출처 : 질병관리본부) 이를 예방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이번 글에서는 어르신들의 온열질환과 코로나19 예방 방법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코로나19 상황에서의 온열질환 예방을 위한 건강수칙>
먼저, 온열질환이란 열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질환으로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 시 두통, 어지러움, 근육경련, 피로감, 의식저하 등의 증상을 보이고 방치 시에는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는 질병으로 열탈진(일사병)과 열사병이 대표적이다. 특히 열사병의 경우 한 논문에서는 환자의 평균연령이 61.3±19.4세였을만큼 어르신들이 훨씬 발병률이 높다. (출처 : 열사병의 임상적 특징 및 예후에 관한 연구, 경북대학교 의과대학 응급의학교실)
또한, 이 병들의 초기 증상이 열감과 피로감 등 코로나19와도 유사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올여름에는 더욱더 주의해야 한다.
그러면 이런 온열질환들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1) 무더위 외출자제 및 휴식
폭염 시에는 기온이 높은 낮 시간대 (12시~17시) 외출은 자제하고, 부득이하게 더운 환경에서 근무해야 하는 경우에는 가급적 근무 시간을 조정하여 낮 시간대 활동을 줄인다. 특히 공사장, 논/밭, 비닐하우스 등과 같은 고온의 실외 환경에서 일하는 경우 작업 전에 충분한 물을 챙기고, 가급적 2인 1조로 움직이며, 몸에 이상을 느끼면 즉시 그늘이 있는 시원한 장소로 이동하여 휴식을 취하도록 한다.
추가적으로, 물을 자주 마시고 (갈증을 느끼지 않아도 규칙적으로 물과 이온음료 (신장질환자는 의사와 상담 후 섭취할 것) 마시기) 시원한 물로 목욕 또는 샤워하거나 헐렁하고 밝은 색깔의 가벼운 옷을 입거나 외출 시 양산과 모자로 햇볕을 차단하며 시원하게 지내도록 한다.
2) 실외에서는 마스크 벗기
마스크 착용은 코로나19를 예방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수단이지만, 무더운 실외에서의 마스크 착용은 심박수, 호흡수, 체감 온도 상승 등 신체에 부담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실외에서 사람 간의 2m 이상 거리 두기가 가능하다면 마스크는 착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하지만, 거리 두기가 가능하지 않아 실외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일해야 하는 경우에는 휴식 시에 충분한 거리를 확보할 수 있는 장소에서 마스크를 벗고 휴식하는 것이 좋다.
3) 냉방기 사용 수칙
에어컨 등 냉방 기구는 실내를 시원하게 해주기 때문에 온열질환 예방에 도움이 되지만, 오히려 바람으로 인해 침방울이 더 멀리 퍼질 수 있기 때문에 사용 시 유의해야 한다. 에어컨을 사용할 때는 실내에 침방울 등이 농축/확산되지 않도록 창문이나 환풍기를 통해 최소 2시간마다 환기를 해야 하고, 에어컨 바람이 사람의 몸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하고, 바람의 세기를 낮춰 사용하여야 한다. 실내 밀폐된 공간에서 에어컨을 계속해서 틀어놓을 경우 냉방병에 걸려 면역력이 낮아져 코로나19뿐만 아니라 가벼운 감기나 몸살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이렇게 3가지를 알아봤는데, 이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하나를 꼽자면, 어르신들은 기온이 높은 낮 시간대에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다.
온열질환을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코로나19를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어르신들과 기저 질환이 있는 고위험군의 경우 감염이 상대적으로 쉽게 되고 갑자기 중증 또는 위중 상태로 가는 비율이 높기 때문에, 더욱 주의하여야 한다.
어르신과 고위험군의 생활 속 거리두기 지침은 다음과 같다.
1. 일반 원칙
1) 가족, 친인척, 간병인 등 측근들은 호흡기 증상이 있거나 몸이 아플 경우 방문 자제
2) 만성질환이 있는 분들은 잊지 말고 약을 먹고, 진료일정을 챙기기
3) 65세 이상 어르신은 폐렴구균 등 필요한 예방접종을 반드시 할 것
2. 집에 머무르기
1) 식료품 구매나 의료기관, 약국 방문 이외에는 가급적 외출 자제, 또한, 필요하지 않은 외출이나 모임, 여행은 자제한다.
(최근 광주에서 코로나19가 잠잠해지다가 갑자기 늘어난 이유 중 하나로 한 확진자가 광주에 있으면서 가족모임으로 15명의 친인척을 만난 것을 꼽고 있다)
2) 집에 다른 사람들을 초대하거나 다른 사람의 집을 방문하는 것을 자제
3) 건강관리를 위해 매일 집에서 간단한 운동을 하고, 술과 담배 역시 자제
3. 아플 때는 보건소에 연락하고 선별진료소 방문하기
1) 38도 이상 고열이 지속되거나 호흡기 증상(기침 등)이 심해지면 콜센터 (1339, 지역번호 +120)나 보건소에 문의하거나 선별진료소를 방문하여 진료받기
2) 의료기관 방문 시에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가급적 자기 차로 이동하기
4 .꼭 외출해야 할 경우 다음을 실천하기
1) 사람이 많은 밀폐된 곳은 가지 않기. 부득이하게 갈 경우 마스크 쓰기
2) 다른 사람과 2m 거리 두기. 특히 아픈 사람과 가까이 하지 않기.
3) 신체접촉 하지 않기
4) 식사 시 그릇 공유하지 않기
5. 스트레스로 힘들 때는 다음을 실천하기
1) 뉴스는 너무 자주 보지 말고 정해진 시간에만 보기. 너무 자주 확진자 소식을 들으면 두렵고 우울해진다.
2) 출처가 불분명한 가짜 뉴스를 너무 믿지 말기
3) 건강 관리 (스트레칭, 균형 잡힌 식사, 규칙적인 운동 등)
4) 가족 및 가까운 사람들과 자주 연락하기 (몸은 멀지만 마음은 가깝게)
생활 속 거리두기 수칙들이 조금 많아보일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3가지 – 손씻기, 마스크 착용, 2m 거리 두기 만 지켜도 매우 큰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반면, 최근에는 지역감염 확산보다 해외유입 확진자가 더 많아졌는데, 입국 시 2주동안 자가격리를 어떻게 하는지는 질병관리본부에서 만든 짧은 영상을 참고하도록 하자.
이제까지 어르신과 고위험군이 조심해야 할 온열질환과 코로나19 예방 수칙에 대해 알아봤는데, 실제로 이렇게 정리한 것들을 우리 할머니께 보여드리고 몇 가지 질문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 Q.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지켜야 할 5대 개인방역 기본수칙, 어르신 및 고위험군의 생활 속 거리두기 실천지침에 대해 알고 계십니까?
잘 알고 있다.
❓ Q.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지켜야 할 5대 개인방역 기본수칙, 어르신 및 고위험군 생활 속 거리두기 실천지침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으십니까?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외출조차 하지 않는다.
❓ Q. 일상생활에서 5대 개인방역 기본수칙, 어르신 및 고위험군 생활 속 거리두기 실천지침을 지키기 어렵게 만드는 애로사항은 무엇입니까?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을만큼 매우 걱정스러운 일이다. 아예 나가지 않아서 애로사항이 없다. 자기 몸을 지키기 위해서는 잘 지켜야 한다. 정부에서 국민들에게 지키라고 하는 것을 지켜야 한다.
❓ Q. 코로나19 사태가 장기간 지속되고 있습니다. 일상생활을 하는데 있어 어떤 점이 가장 힘드십니까?
외출을 하지 못하는게 가장 크다. 외식도 못하고 마트도 못 가고.. 차도 없어서 걸어가기도 힘들어서 아예 나가지 않는다. 택배 오는 것도 모두 알코올로 뿌려서 들인다.
❓ Q. 코로나19가 본인 건강에 얼마나 치명적이다 생각하십니까?
매우 치명적이다. 걸리면 죽을만큼. 따라서 조심해야 한다. 나 포함해서 아무도 나가지 않는다. 머리도 길어서 미장원을 가고 싶은데 가지 못한다.
❓ Q. 코로나19 발병률이 높지만 치명률이 낮은 청년세대와 발병률은 낮지만 치명률이 높은 어르신 세대간의 차이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젊은 사람들은 면역이 더 강하기 때문에 그렇다고 생각한다.
❓ Q. 여전히 클럽, 헌팅포차 등 감염위험이 있는 곳에 방문하는 청년세대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까?
될 수 있으면 안갔으면 좋겠다. 나가지 말고 집에만 있으면 좋겠다. 왜 그렇게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하는지 모르겠다. 자기 자신만 생각하지 말고 다른 사람, 여러 사람들을 위해 지킬 것은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 Q. 코로나19가 발병한 이래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는 의료진에게 전하고 싶은 응원과 감사의 말씀이 있으십니까?
너무 고생이 많다. 자기 목숨을 걸고 일하고 있어서 너무 안타깝다. 더군다나 가족들이 의료진이라 더 걱정스럽다. 빨리 이 상황이 나아졌으면 좋겠다.
인터뷰를 하면서 가장 인상깊었던 질문은 마지막이었다. 할머니 역시 지역에서 개인병원을 수십년간 운영하시다가 은퇴하신 의사고, 우리 가족 모두 나를 제외하고 의사/의대생이기 때문에 코로나19때문에 고생하는 가족들을 진심으로 걱정하시는 듯한 진심이 느껴졌다.
어르신들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들이 생활 속 거리두기를 잘 지켜 빠른 시일 내에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