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인 더 스카이 (Eye in the Sky) 리뷰 - 공습을 미화했다?
기분 탓일까. 요즘 어느 때보다 전쟁 영화를 많이 보는 것 같다. 내가 전쟁 영화를 좋아하기 때문에 그럴지도..?
나는 영화를 볼 때 항상 다른 사람들의 평점을 보고 간다. 이번에 리뷰하는 영화는 '아이 인 더 스카이' 라는 영화인데, 네이버 평점도 9점에 가까운 8점대로 괜찮아서 바로 보기로 결정했다.
일단,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이 인 더 스카이'는 다른 사람에게 추천할 만한 영화이다. 왜 그런지 이유를 차근차근 설명해보겠다.
1. 소재의 참신함
이전의 전쟁영화는 전투씬으로도 충분히 눈을 호강했지만, 다소 진부한 전투씬이었다. 무슨 말이냐면 어느 괜찮은 전쟁영화든 전투씬에서 긴장감은 계속해서 유지시킬 수 있다. 총 한 대맞고 픽 쓰러지고 이러지 않는 이상 보는 누구나 부상당하거나 죽는 장면을 보며 손에 땀을 쥐게 된다.
하지만, 육해공 전투씬 모두 틀에 박혔다. 육군의 전투씬은 보병들과 탱크, 최신 영화에서는 무인로봇을 이용하기도 한다. 해군은 항공모함과 잠수함, 공군은 전투기끼리 우다다다다다 피슝 펑.. 언제나 봐도 재밌긴 하지만 A는 A다, B는 B다 라는 인식이 사람들의 무의식 속에 박혀 있다.
'아이 인 더 스카이' 는 이제까지 써온 전쟁영화의 소재와 다르다. 제목 그대로 하늘의 눈이 되어주는 '무인드론'이 영화의 중심소재다. 보통 전쟁영화에서 드론은 적을 타격하는 하나의 무기로밖에 설정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 영화는 드론으로 공습하는 과정을 잘 다루고 있다. 영화를 매우 간단히 요약하면 '적의 중심지를 드론으로 공격하는 과정' 그거 하나뿐이지만 1시간 반 내내 몰입해서 볼 수 있었다.
2. 故 앨런 릭먼 (Alan Rickman)의 유작
앨런 릭먼은 해리포터의 스네이프 교수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해리포터 시리즈를 다 챙겨보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내 어린 시절의 몇 안되는 추억 중 하나였기 때문에 스네이프 교수가 더더욱 내 기억에 남았다. 이 영화에서 스네이프 교수가 아닌 그의 연기를 처음 봤다.
영국의 최고 사령관이면서 한 가정의 아빠를 연기한 그는 그다운 연기를 했다. 오랜만에 목소리를 들으니 바로 스네이프 교수가 떠올랐고 그저 머리가 좀 빠지고 장군 복장을 입은 한명의 군인처럼 느껴졌다. 올해 초 췌장암으로 이 세상을 떠난 것이 더욱더 아쉬울 뿐이다.
3. 다수의 행복 VS 하나의 생명이라도 소중히 여겨야 한다
영화의 핵심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주제에 대해 영화 속에서 수많은 고위 관료들이 매우 길게 논의를 한다. 이 과정에서 보는 나 자신도 고민을 한다. 소수를 희생시키고 다수의 행복을 얻을지, 아니면 추후의 막대한 피해에도 불구, 눈앞에 있는 생명을 먼저 살려야할지.
결국 정부가 어떤 선택을 했는지는 영화를 통해 보도록 하자. 철학에서 흔히 보던 공리주의를 영화에서는 매우 현실적으로 다루고 있다. 나는 전자의 의견에 동의했는데 후자의 의견을 가진 사람들을 보며 "아, 그러면 안돼!! 빨리 죽여야한다고!!"라는 생각을 했지만 어느샌가 그들의 논리에 감탄하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했다.
여러분들도 이 영화를 보면서 고민해보자. 과연 내가 이 작전의 핵심인물이라면 어떤 옵션을 선택할 것인가?
이외에도 배우들의 연기력은 물론, 작전을 수행하는 과정을 매우 잘 만들었다. 무엇보다 작전을 수행하는 미국, 영국 중심으로 서술할뿐만 아니라 우방국인 케냐 현지 특수요원들까지 잘 표현해서 만족스러웠다.
그.러.나.
여느때처럼 해외 네티즌들의 반응을 보기 위해 IMDb를 둘러보던 중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리뷰에서 다소 반전의 의견을 보았다. 그는 이 영화가 매우 조작되고 미화된 영화라고 서술했다. 이 의견을 쭉 읽고나니 잘 만들었다고 생각한 영화가 한순간에 의구심을 가지게 하는 영화로 바뀌었다. 그 내용은 아래에서 보도록 하자.
IMDb : 7.5 / 10
Best Review : 영화는 우리를 세뇌시키고 있다.
2016.04.08 / by elihist
★☆☆☆☆☆☆☆☆☆
이 영화는 0점을 받아야 한다: 왜냐하면 이 영화는 관객들이 모두 군인들이 공습을 하기 전에 몇몇의 인간들을 살리기 위해 공습을 미루고 그에 대해 논의를 할 것이라고 믿게끔 세뇌시키는 거대한 조작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07년 7월 12일에 일어난 일을 보면, 영화와 달리 현실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정확히 나와있다. 그들은 "드론" (eye in the sky) 이 한 남자가 무기를 소지하고 있다는 것을 관찰중이라고 말했지만, 실제로 그가 가지고 있는 것은 무기가 아니라 카메라였다. 그들은 그게 무기라고 확신을 가졌을까? 아니다. 그들의 말을 들어보면, 그들은 확신하지 못했다. 기자는 무기를 소지하는 사람이 단 한명뿐이었다고 말했지만, 당신은 그들의 대화에서 6~7명의 사람들이 무기를 들고있다는 것을 들을 것이다. 그저 기자들과 무고한 시민들이 공습으로 인해 사망한 것이다. 영화에서 "드론을 조종하는 조종사"는 매우 따뜻하고 마음씨 좋은 사람처럼 묘사된다. 하지만 이 영상에서 보면 그는 사람들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논의하거나 고위임원들을 설득시키지 않는다. 그는 실제로 "쏜다!! (come on fire)" 라고 말했다.
이 영화가 세뇌시키는 것은 다음과 같다.
1. 영화는 보는이로 하여금 "그들"이 당신을 돌보고 있고 정말 인간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고위 임원직에 앉힌다고 믿게 만든다. 하지만 당신이 실제로 벌어졌던 일을 보면 생명을 중요시하는 일은 전혀 일어나지 않았고 오히려 "죽어라 개새끼들아"라는 모욕적인 단어가 들린다.
2. 영화에서 그들은 빵을 파는 소녀를 매우 아낀다. 그러나 실제로 그들이 해야했던 행동은 공습을 하기 전에 밴 안에 있었던 사람이 누구인지 확인하는 것이고 그것이 그들의 책임이기도 했다. 밴에는 아이들이 타고 있었고 드론 조종사가 무기를 가지고 있었다고 말한 사람들은 그저 공습에서 살아남은 이들을 도와주기 위해 갔었던 것일 뿐이다. 이 영화는 모든게 거짓말이다. 만약 영화가 최소한 이런 영상을 보여주려는 노력이라도 했으면 우리는 정부의 고위임원들을 더 잘 통제할 수 있고 필요할 때는 그들에게 정의가 무엇인지 각인시켜줄 수 있다.
3. 영화는 한 소녀를 걱정하는 드론 조종사를 영웅처럼 묘사하고, 그것이 여러분을 감동시키지만, 실제로는... 말로는 안하겠다. 직접 영상을 보라.
실제 영상은 다음 링크에서 볼 수 있다.
영상 화질이 별로 안 좋아 영어자막도 뭐라하는지 잘 보이지는 않지만, 적어도 현실에서는 하나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오랜 시간동안 논의를 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다시 일깨워줬습니다.
저 리뷰를 번역하면서 이 사람이 과민반응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영국과 미국 정부를 홍보하기 위한 홍보영화가 아닐 뿐더러 작품성 자체로는 칭찬해주고 싶기 때문에 이런 의견도 있구나, 라고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상, '아이 인 더 스카이 '리뷰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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