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Rachel Brown-Finnis (전직 잉글랜드 국가대표 골키퍼 & BBC 해설가)
맨체스터 시티가 치른 지난 두 게임에서, 셀틱과 토트넘 모두 클라우디오 브라보를 무자비하게 쫓아다녔다. 각도를 좁히기 위해 달려들었고 공을 가질 시간조차 주지 않았다.
여전히 이런 상황은 진행중이다. 여러 팀들은 브라보의 패스가 펩 과르디올라 아래 시티의 플레이 스타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고 그것을 멈추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그러나 이렇게 한다고 과르디올라가 토요일 에버튼전에서 팀이 브라보를 이용하는 방식을 바꿀 것이라는 점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스퍼스와 셀틱이 브라보를 페널티 박스 안에서만 있게 압박했을 때, 팬들은 흥분했다. 왜냐하면 브라보가 시티가 골을 먹힐 수 있을 정도로 위험을 감수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 팀이 실제로 이랬던 이유는 수비적인 묘수였다.
그들은 과르디올라가 선임된 후 시티의 공격에 점유율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었고 그들의 공을 뺏는 여러 방법들 중 하나가 브라보를 드리블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압박하는 것이었다.
브라보가 그렇게 했을 때, 시티는 훨신 더 자주 공을 잃었다. 이번시즌 프리미어 리그에서 가장 높은 평균 점유율 63.1%을 기록했기 때문에 이런 위험한 상황이 자주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
시티에서 네 경기를 치룬 브라보는 이번시즌 프리미어 리그 골키퍼들 중 가장 많은 숏패스를 기록했다. (7경기 모두 뛴 골키퍼들 포함) 그리고 오직 하나의 짧은 패스만을 실패했다.
몇몇 팀들에게는, 이 점이 중요하지 않다.
브라보에 관한 통계를 떠나서, 웨스트브롬은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낮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37.8%)
그들이 골키퍼를 이용하는 방식은 정반대다. 벤 포스터는 롱 패스를 92% 시도하고 그 중 30%만이 팀동료들에게 간다.
그들은 퍼센트를 이렇게 이용한다. 롱패스를 할 때 대부분의 공을 뺏겨도 상대팀 진영 안쪽에서 공을 바로 받거나 세컨드 볼을 딴다면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맨 아래쪽은 '급하게' 걷어낸 상황이기 때문에 제외하고, 공을 보내는 거리가 멀수록 패스 성공 확률은 낮아진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림은 2015-16 시즌 7경기 이상 뛴 골키퍼들의 패스 정확도를 보여주고 있다. 이 데이터는 70명 이상의 골키퍼들과 골키핑만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기관인 GK1 매니지먼트의 골키퍼 코치들을 관리하는 세계적인 축구 에이전시 World in Motion이 제공했다.
브라보는 스위퍼-키퍼이기보다는 미드필더에 가깝다
브라보는 시티로 이적한 후 여섯경기밖에 뛰지 않았다. 하지만 그가 계약서에 싸인했을 때 언급되던 '스위퍼-키퍼들'과는 매우 다른 방식으로 사용된다는 것은 확실하다.
토트넘의 휴고 요리스는 아마 이런 유형의 선수들 중 가장 좋은 예가 아닐까 싶다. 그는 공을 자유자재로 다루며 자신의 구역 바깥에서 공을 다루길 좋아한다.
그러나 그의 주요 역할은 수비의 마지막 라인이다. 자신의 구역 구석을 돌아다니며 공이 수비수들 뒤로 떨어졌을 때 수비수들을 커버할 준비가 되어있어야한다.
스퍼스가 공을 가지고 있지 않을 때 요리스는 반드시 또 한명의 수비수 역할을 해야한다. 반면, 브라보는 수비수이기보다는 더 아래쪽에 위치한 미드필더에 가깝다.
공을 가지고 공격을 사용할 때 시티는 브라보를 사용한다. 패스 템포를 설정하고 뒤쪽에서부터 바로 빌드업을 하게끔 한다.
브라보의 실수로 인해 골을 먹혔더라도 이런 방식은 바뀌지 않는다. 왜냐하면 시티가 공을 앞쪽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그가 핵심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브라보는 바르샤때보다 공을 더 많이 본다
위 그림은 브라보가 맨시티 소속으로 치뤘던 프리미어리그 네 경기에서 패스를 성공했던 것들 (초록색)과 실패했던 것들(빨간색)을 나타낸 것이다. 왼쪽부터 맨유, 본머스, 스완지, 스퍼스 순. 총 121번의 짧은 패스 중 단 한번의 실패는 본머스전에 나왔다. 스완지전에서 왼쪽에 있는 빨간색은 롱패스로 분류되었다.
그의 첫 프리미어리그 네 경기에서, 브라보는 팀동료들로부터 127번의 패스를 받았고, 이는 한 경기당 31번에 달한다.
지난 시즌 그의 전임자인 조 하트는 총 303번, 한 경기당 35번의 패스를 받았으며 모든 골키퍼들의 평균은 10회보다도 적다. 2015-16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많은 터치를 했던 요리스조차 한 게임당 14번의 패스를 받았다.
브라보는 지난시즌 라 리가에서 바르샤 소속으로 뛰었을 때보다 더 많이 공을 본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많은 정확한 숏패스를 할 수 있을 때 거침없이 시도한다.
브라보는 지난시즌 바르샤 소속으로 한 경기당 18번의 숏패스를 성공시킨 반면 시티 소속으로 프리미어리그에서 한 경기당 30번의 숏패스를 성공했다. 18번도 라 리가 골키퍼들 중 가장 많은 횟수였다.
브라보가 압박을 받지 않고 있을 때, 그의 패스 대부분은 중앙 수비수들 혹은 페르난지뉴에게 간다.
왜냐하면 그가 공을 가지고 있을 때 시티의 풀백들은 위쪽으로 올라가고 두 명의 센터백들은 둘로 나눠지며 페널티 박스의 양쪽으로 공을 받기 위해 움직인다. 그리고 페르난지뉴가 그 둘 사이로 내려오기 때문이다.
골키퍼의 관점에서, 브라보는 핵심선수지만 그의 움직임은 시티의 방식이 성공적이라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만약 그들이 계획한 것을 그대로 실행한다면, 키퍼인 당신은 눈을 닫고 정해진 위치에서만 공을 받아야 하며 어디로 줘야할지도 알고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당신은 이 플레이 패턴을 훈련장에서 다른 선수들과 많은 시간동안 연습했기 때문이다.
반면, 당신의 키퍼는 공을 놀라울 정도로 다룰 수 있다. 하지만 만약 수비형 미드필더를 포함하여 수비수들이 총 다섯명이라면 키퍼가 압박을 받고 있을 때 정해진 위치에 가도록 하지 말자. 짧은 패스 중심의 플레이는 재앙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당신의 키퍼는 여전히 계획된대로 똑같은 패스를 할 것이지만 공을 주는 순간 상대편의 낯짝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브라보를 압박했던 첫번째 팀이었다. 올드 트래포드에서 데뷔전 중 특히 후반전이 심했다.
키퍼뿐만 아니라 다섯 명의 수비수들 또한 상대가 자신들을 가까이서 마크하고 있을 때 자신의 진영 아래쪽에서 공을 안정적으로 받아야 한다. 화이트 하트 레인에서 브라보가 골킥을 한 후 일대일 마크를 하며 높은 강도의 압박을 했던 때가 대표적인 예다.
이렇게 한명한명씩 수비하는 것은 위험하다. 왜냐하면 스퍼스 선수들이 모든 곳에서 일대일 마크를 하고 있었기에 만약 앞쪽으로 롱패스를 할수밖에 없는 상황이 온다면 아무 효과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상황이 그나마 괜찮은 시나리오였다. 시티가 아래쪽에서부터 빌드업을 하며 올라오는 건 상대팀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이런 수비의 도박은 할만한 가치가 있다.
조 하트는 이런 역할에 충실했는가?
하트는 브라보의 2016-17시즌 성공률과 똑같은 숏패스 성공률을 지난시즌 기록했다. 하지만 프리미어리그 35경기에서 201번밖에 숏패스를 성공시키지 못했다. 브라보는 네 경기만에 121번의 숏패스를 했다.
이번 주 잉글랜드가 슬로베니아를 상대로 무승부를 거둔 경기에서 그가 보여준 것처럼, 조 하트는 완벽한 골키퍼다. 그의 킥에 관한 통계 역시 꽤 훌륭하다.
그러나 과르디올라가 골키퍼 역할에서 무엇을 원하는가에 관해 당신이 쓰고 있었다면 하트는 그 자리에 어울리는 최적의 선수가 아니다. 브라보가 최적의 선수다.
다른 모든 클럽 어떤 포지션에서든 똑같은 상황이다. 만약 선수가 감독이 원하는 스타일의 축구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지 않다면, 그들은 팀에 알맞는 선수가 아니다.
예를 들어 공격쪽을 보면, 스트라이커 앤디 캐롤은 시티의 스타일 혹은 레스터가 제이미 바디를 사용하는 방식에 맞지 않는다.
당신은 두 선수들에게 똑같은 방식을 적용하지는 않을 것이다.
나는 여전히 하트가 브라보가 하는만큼 충분히 개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백패스를 받는 기술적인 면에서나, 볼터치, 동료들에게 짧은 패스를 뿌리는 것은 꽤 간단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압박을 받는 상태에서 빌드업을 할 수 있느냐다. 브라보는 한 경기마다 30~40번의 숏패스를 해야만한다.
하트가 이 플레이를 마스터할 수 있겠지만, 6개월 정도의 시간이 걸렸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과르디올라는 이런 플레이를 처음부터 바로 할 수 있는 누군가를 필요로 했다.
왜 모든 키퍼에게 킥이 중요한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골키퍼 다비드 데 헤아는 훈련에서 필드 플레이어들과 공뺏기 훈련을 한다.
선방만큼이나 효율적인 의사소통, 자신의 구역을 지배하는 것과 같은 것들이 현대 골키퍼로서 필요한 핵심적인 기술들이다.
그러나 나는 팀동료들에게 패스를 주는 것을 골키퍼들이 갖춰야 할 기술들 중 1순위에 올려놓고 싶다. 왜냐하면 요즘 키퍼들이 경기에서 가장 많이 쓰는 기술들을 생각해본다면, 바로 발을 사용한다는 것과 관련되어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당신이 어떤 선수들을 생각하든, 키퍼들은 상대팀 선수들이 쏘는 슛, 크로스들을 처리하는 것보다 백패스 혹은 주인이 없는 공을 더 많이 처리한다.
만약 내가 5개 이상의 세이브를 해냈다면, 나는 이 경기를 바쁜 경기로 구분할 것이다. 그리고 이 수치는 이번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한 팀이 매 게임마다 쏘는 유효슈팅 횟수가 평균 4.3회라는 것과 동일하다.
따라서 공이 당신의 발밑에 있다면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과거에는 얼마나 멀리 그 공을 찰 수 있는지가 중요했다. 저 멀리 차면서 다이렉트 플레이로 상대 팀을 무너뜨리는 골키퍼의 전통적인 방식이다.
내가 축구선수로 뛰기 시작했을 때, 내가 훈련장에서 했던 패스훈련은 롱 킥의 정확성 훈련뿐이었다.
슈마이켈은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공던지기로 플레이를 시작했다
1990년대 초반, 피터 슈마이켈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역습을 던지기로 시작했던 것처럼 조금 혁명적인 것처럼 보이는 것들이 있었는데, 이런 플레이들도 최대한 빨리 상대팀 진영 안쪽으로 공을 몰아주기 위함이었다.
시티가 브라보를 이용하여 뒤쪽에서부터 빌드업을 하는 방식은 과르디올라가 정확히 원하는 방식이었다. 또한 이 플레이를 실행할만한 완벽한 선수를 가지고 있다.
브라보는 선방을 잘하기도 하는 골키퍼이기도 한다
브라보는 17번의 유효슈팅들 중 13번을 막았다. 이번시즌 토트넘의 휴고 요리스가 87%의 슛-세이브 확률로 가장 높고, 지난 시즌 조 하트의 수치는 66%였다.
브라보는 다른 방식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실점했을 때 다른 모든 프리미어리그 골키퍼들처럼 결국 실점에 대한 비난을 받는 선수라는 점은 변함이 없다.
모든 골키퍼들은 혹평을 받곤 한다. 나는 나이를 먹으면서 이런 비난이 익숙해져버렸다. 사람들의 비난을 얼마나 잘 대처하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브라보는 시티에서 데뷔전이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에서 자신의 폼이 별로일 때 어떻게 대처할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
그가 받은 몇몇 비판들은 충분히 납득이 갔다. 크로스가 올라왔던 상황에서 공을 펀칭하려고 뛰어나왔을 때 팀원들에게 소리치지 않았고 결국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골을 넣고 말았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실수로부터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다.
비슷하게, 유나이티드는 브라보가 공을 받은 순간 그를 쫓아다녔던 첫번째 팀이었다. 하지만 시티는 그에게 공을 주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는 것이 눈에 띄었고 그 역시 짧은 패스를 시도하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그는 확실히 많은 자신감을 얻었다. 다르게 말하면, 실수할 때 극복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그가 시티 소속으로 경기를 처음 뛴 이후 점점 든든한 모습을 보여준다고 해도 별로 놀라운 일은 아닐 것이다.
다른 골키퍼들과 또다른 링크가 뜬다는 걸 떠나서, 과르디올라가 그를 영입한 결정은 정말 현명한것처럼 보인다. 특히 시티가 플레이하는 방식을 생각하면 말이다. 그는 이미 팀의 핵심적인 선수가 되었다.